인천 BRT 누적 적자 100억...교통사고도 208건, 전용차로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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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BRT 누적 적자 100억...교통사고도 208건, 전용차로 '유명무실' 
  • 고상규 기자
  • 승인 2022.10.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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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 청라~강서 노선, 519억 투입했는데 개통 후 매년 적자

"사실상 구호에 그친 신교통시스템...BRT 도입 취지 근본 고민해야"
BRT 전용차량 운행노선 및 정류장 위치도 <사진제공 = 인천시>
BRT 전용차량 운행노선 및 정류장 위치도.

인천 청라-서울 강서 노선에 투입된 BRT가 개통 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해 누적 적자가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해 BRT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최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청라~강서 BRT 노선의 누적 운영적자는 103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천 청라에서 강서 화곡을 잇는 청라~강서 BRT 노선은 지난 2013년 7월 개통했는데, 인천시가 운영비를 100% 부담하는 공영형 간선급행버스체계로, 인천교통공사가 운영사로 참여 중이다.

청라-강서 BRT의 연도별 운영손익을 살펴보면, 2013년 24.2억원, 2014년 13.5억원, 2015년 9억원, 2016년 6.7억원, 2017년 6.2억원, 2018년 5억원, 2019년 8.1억원, 2020년 9.8억원, 2021년 12.1억원, 2022년 8월 8.6억원으로 개통 후 매년 운영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운영적자로는 총 103억2000만원에 달한다. 

청라-강서 BRT는 당초 전용차량·전용차로 등을 도입하면서 '땅 위의 지하철'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적자는 모두 인천시 예산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허종식 국회원.
허종식 국회의원.

이러한 가운데 향후 인천계양-부천대장 노선(6500억원)과 인하대~루원시티 노선(361억원)에도 S-BRT가 도입될 계획이다. 인천의 BRT 노선에만 총 74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셈인데, 청라-강서 노선과 같이 운영적자가 발생할 경우, 인천시민이 부담할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운영적자가 매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교통사고마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BRT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3년간 인천의 BRT 교통사고는 총 208건 발생했다. 2019년 51건, 2020년 51건, 2021년 70건에 이어 올해 8월말 기준 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신호위반이 57건(32%), 차선위반이 67건(27%), 불법유턴이 27건(13%)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 차량이 일반도로에서 BRT 전용차로 쪽으로 끼어들거나, BRT 전용차로를 끼고 불법좌회전, 불법유턴하는 행위가 BRT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BRT 전용차로를 무시하는 경우가 다수로 확인된 셈이다.

허 의원은 "BRT가 땅 위의 지하철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가 안전도, 이윤도 확보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곧 S-BRT 시대가 열린다는데, 1세대 BRT도 제대로 완료되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BRT가 신교통시스템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만큼,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해 BRT의 도입 취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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