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순실의 천국, 참담한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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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순실의 천국, 참담한 국민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6.10.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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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충격을 넘어 참담하다. 나라꼴이 부끄럽다.
 외신을 보기도 두렵다. 다른 나라에 한국은 어떻게 비칠까? 생각하기도 싫다.
 점심때 식당에서도, 저녁때 선술집에서도 온갖 안주는 최순실이다. 덤으로 박 대통령이 나온다. 왜 대통령은 최순실한테 꼼짝 못하는지 각종 의문이 술상에 난무한다. 대통령의 권위는 이미 무너졌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은 알고 보니 흔한 동네 아줌마가 쥐락펴락 했다. 나라 운영을 동네 계모임 하듯이 했다. 공사 구분도 없다. 공직자의 기본만 갖췄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말을 그대로 옮기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은 탄핵 론이 나올 만큼 충격적이다. 이제 법대로 해야지 사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대통령을 왜 뽑았고, 누가 대통령인가?
 이 물음에 답은 모두 `최순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게 현실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민은 분노를 넘어 절망하고 있다. 온 대한민국이 패닉에 빠져 있다”며 “낮의 대통령은 박근혜, 밤의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이제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박 대통령을 늘 방어하던 입을 닫았다. 현 정부 고비 때마다 청와대를 철통같이 방어했던 친박계 의원들도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검찰이 뒤늦게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전국경제인연합 사무실, 최순실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이 지휘하는 검찰을 국민이 믿을까?
 어떤 결론을 내든 국민들은 검찰 수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증거 인멸을 방치했다. 청와대 관련 사건은 대통령 지시만큼만 수사했다.
 이 사건은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수사 대상이다. 대통령도 수사 선상에 있다. 그런데 수사 지휘는 우 수석이다. 검찰이 아무리 잘해도 이상하다. 국민의 눈이 사정의 칼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
 우 수석도 최 씨 추천으로 청와대에 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 검찰 수사보다 이걸 더 믿는 분위기다.

 시장에 나가면 서민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청년 취업도 갈수록 철벽이다. 보통 국민은 하루하루 살기가 팍팍하다. 경제 위기, 안보위기에 이어 국가가 제대로 돌아갈지 걱정이다.
 이럴 때 최 씨 딸은 `흙수저 부모`를 탓하란다. 아무리 어려도 그렇지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이럴까? 모녀가 모두 국민 가슴에 못을 박는다.
 최 씨의 국정농단을 보면서 딸의 의식이 이해가 됐다. 한마디로 `무소불휘`다.

 경로당을 가면, 박 대통령은 부모를 모두 총에 잃은 불쌍한 박근혜다. 어르신들은 한없는 애정을 준다. 끝까지 보살펴 줘야한다는 분들도 많다. 이들이 콘크리트 지지층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 어르신들도 요즘 절망하고 있다.
 그렇게 지켜주고 싶었던 박 대통령이 잘못해도 너무 잘못했단다.
 이제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분은 박 대통령뿐이다.
 
 특검으로 가는 게 맞다. 최순실 의혹을 낱낱이 밝히려면 특검 외에는 대안이 없다. 분위기는 검찰수사를 국민들이 믿지 않으니 특검으로 갈 것 같다.
 이른 시일 안에 역대급 특검팀을 꾸려 진실을 밝혀야 한다. 역사에 교훈을 남겨야 한다.
 대한민국은 미래로 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박 대통령만의 나라도, 최순실 모녀만의 나라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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