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그토록 남중국해에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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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그토록 남중국해에 집착하는가?
  • 이상윤 칼럼
  • 승인 2015.1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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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에스와이에셋 대표
 남중국해가 새로운 화약고로 변해가고 있다. 중국은 슈퍼 강대국 미국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난사군도의 산호초에 인공섬을 건설하여 군기지와 비행장 등을 조성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미국의 군사력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충돌이 불가피하다면 무력도 불사하겠다는 관영시보의 사설은 지도층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전세계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해양으로 진출하려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로 나가야 하는데, 동중국해는 한국-일본 등의 미국 동맹세력이 강하므로 남중국해를 통해 군사-무역의 해상 교통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라고 해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동중국해에서 중-일 영토분쟁 대상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일본이 공세적으로 치고 들어오고 미국이 편들어주자, 중국이 강대국 미-일과 직접 다투기보다 다소 약한 상대인 베트남-필리핀이 있는 남중국해로 진출하려는 성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남중국해는 세계 상선 통행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물동량은 수에즈 운하의 6배다. 파나마 운하에 맞먹는다. 500억~2000억배럴의 원유와 3조8000억m3의 천연가스, 중국이 120년간 쓸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일명 ‘불타는 얼음’) 등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7개국이 각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원유 매장이 확인된 1968년 이후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중국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중국의 연안 해역은 대부분 수심이 얕아 잠수함과 배수량이 많은 함정이 항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동중국해와 보하이만 일대에 대규모 해군기지가 없는 것 역시 이 때문. 군사용 위성을 비롯해 촘촘한 감시망을 가동하는 미국의 눈을 피하자면, 잠수함은 항구를 나서자마자 수백m 이하 깊은 바다로 숨어야 한다. 중국 인근의 해상 지형상 이러한 기동이 가능한 곳은 남중국해뿐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 면한 하이난다오에 세계 최대 크기의 항공모함 기지와 잠수함 기지를 건설한 배경이다. 잠수함이 중요한 이유는 핵전쟁을 전제로 한 양국의 군사력 구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서로를 핵으로 겨누는 상황이 올 경우 상대의 공격을 받은 후에도 일부나마 핵전력이 살아남아 보복공격을 가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른바 ‘제2격’이라 부르는 이 능력이 없을 경우 상대가 손쉽게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 지상에 배치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달리 바다 밑에서 움직이는 자무함발사미사일(SLBM)은 제2격의 상징적인 무기 체계다. 지상에 쌓아 올린 미사일이 모두 파괴된다 해도, 깊은 바다를 누비는 잠수함은 미국의 압도적 정찰능력으로도 추적이 어려우므로 끝까지 살아남아 보복 공격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ICBM과 SLBM을 모두 갖춰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핵무장 국가’로 불리는 이유다. (주간 동아 참조)

 남중국해는 TPP 가맹국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나아가 일본과 직접 영토 관련성이 있다. TPP라는 경제동맹은 군사 안보 동맹과 동전의 양면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함대 파견은 이들 TPP가입 국가들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태평양지역의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미-일-호주를 잇는 환태평양안보동맹은 TPP 경제안보동맹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이 TPP에 동참한 것은 중국과의 영토문제도 감안한 것이다. 태평양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중국은 나치와 같다”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안보는 국가의 존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해야 한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
 남중국해와 관련한 글로벌 리더들의 통찰력 있는 의견이다.

 한국처럼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나라는 어느 한편에 치우친 외교를 하면 자칫 열강 사이의 분쟁 지역이 된다. 구한말 우리 조정은 청의 평에 설까, 러시아 편에 설까, 일본 편에 설까 우왕좌왕하다 결국 한반도에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까지 일어났다. 그리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그러나 일본처럼 확실하게 미국 편을 드는 것은 어떨까? 일본은 중국과 경제문제가 전혀 없는 나라가 아니지 않은가?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해 5배나 큰 일본이 아무 생각없이 중국에 대항해 미국편을 들겠는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일 것이다. 경제만 고려하여 미국과 등지는 행위는 구한말의 비극을 또다시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믿는다.

 ◇ 이상윤
 인천출신, (주)삼성전자 계열사 컨설팅, (주)이랜드개발 컨설팅, (주)대명리조트 컨설팅, 인천대 창업보육센터 컨설팅,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위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컨설턴트, 그외 인천 소재 다수의 중소업체와 법무업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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