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 아라칼럼]아직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옳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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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 아라칼럼]아직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옳다고 하자
  • 장종권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5.11.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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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장
 저마다 제 말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그 답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그것이 답이라고 따라서 주장한다. 제 자리를 끝까지 지켜야 하고 그것이 바로 먹고 사는 일에까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살기 위해서는 정의나 진실은 썩은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나 진정한 행복은 우리가 알아서 잘 해낼 수 있다고 한다. 너희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해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한 대화와 타협과 소통의 상실은 내 탓이 아니다. 자라는 아이들이 보거나 말거나 우선은 이겨야 한다는 천박한 사고가 세상을 횡행하고 있다.

 세상에는 답이 없으니 답이란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억지든 사기든 답이라고 주장해서 이해를 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해를 못시키면 곧 바로 적으로 돌리면 되는 것이고, 적이 되는 순간 가차 없이 도륙하면 그만인 것이다. 진실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숨기고 꾸미고 주장하다보면 거짓도 당당하게 진실로 둔갑하는 일이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를 위하는 일, 국가를 위하는 일이 명분일 경우에 이 논리는 극에 달한다. 이 때 참으로 우습게도 나를 위한 천박한 행위가 위대한 선각자나 리더로서의 아름다운 행위로 둔갑하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영원히 모를 수 있다. 사실 옳은 답이란 귀신도 모르는 것이고, 저승에 가서도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다는 것조차도 어쩌면 환상일 수 있기는 하다.

 나는 평생 무엇을 배워왔는가.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너무 강력하게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마라. 내 손바닥만 한 자존심을 위해서라면 가끔은 고집을 부려도 어느 정도까지만이어야 한다. 적어도 대화와 소통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소통을 먹통으로 바꾸어서도 안 된다. 가르치고 이끌려면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이 있어야 하며, 끝까지 긍정적인 자세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양보해야 한다. 그것이 주변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자세이다. 사실 이 정도는 굳이 배우지 않아도 아는 상식이다. 배우지 않아도 아는 상식을 모른 체하는 것은 폭력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 배워야 하고 절대로 누구를 가르칠 자격도 없는데, 세상은 무대뽀로 변해서 아리송한 경지에까지 올라서고 있다. 어찌 보면 가히 예술적이다.

 이제 나는 내 아들들이 걱정이 된다. 정치가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닌 내 아들들은 과연 어떤 대접을 받으면서 살아가게 될까. 지금의 나는 그래도 아직 견딜 만하고 살 만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 아들들이 살아가게 될 세상도 이 만은 할까. 그러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차피 미래는 캄캄한 세계이다. 하지만 그 캄캄함 속에도 꿈이 있어야 사람이 살 수가 있다. 꿈이 아예 사라진 세상을 살 만한 세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내 아들들 사람대접 제대로 받기는 틀린 것 같다는 우려가 짙어진다. 이 땅의 청년들이 요즘 받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해결해야 하는 일들은 접어두고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고서 젊은이들로부터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권력은 십 년 가지 못하고 사람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 나라 미래의 주역들이 분노를 삼키면서 지켜보고 있다. 아직은 힘이 없어 말할 수 없고, 아직은 자신의 능력도 믿을 수 없는 불안한 상태라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을 붙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네 인생을 어찌 하느냐, 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죽을 때까지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이 절망을 만드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아직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아름답다는 이 말이 옳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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