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칼럼]핀테크(Fin Tech)와 은행 지점(支店)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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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칼럼]핀테크(Fin Tech)와 은행 지점(支店)의 미래
  • 이상윤 칼럼
  • 승인 2015.09.1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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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따라 잡을 것인가, 포기하고 뒤처질 것인가

이상윤 에스와이에셋 대표
 [핀테크(Fin Tech) :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기술을 말한다.] 

 국내 은행 지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흐름의 기저(基底)에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핀테크의 보급 및 확산이다. 선망하는 직업으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입사할 수 있었던 은행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침몰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은 오프라인 서점 및 종이 신문의 뒤를 이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또 어떤 분야가 이 기술에 의해 사라질는지……. 

 핀테크는 화상 통화, 지문·얼굴 인식,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고, 가입 서류도 인터넷상에서, 혹은 모바일 앱을 통해 제출받는다. 모든 것이 인터넷 속 가상공간에서 이뤄진다. 그러므로 유지비용이 매우 적다. 미국의 인터넷 전문 은행 앨리뱅크는 일반은행의 십분의 일 비용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그에 반비례해 수익은 커지고 있다.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미국에서도 가장 통찰력 있다고 판명된 저서 <핀테크 전쟁>과 관련서적을 정밀하게 검토해 보았다. 읽는 내내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의 충격스런 주장에 전율을 멈출 수 없었다. 큰 비전을 세우고 경쟁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저자 브렛 킹은 "미래의 핵심은 고객의 행동과 습관, 욕구, 필요에 관해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주장에 대한 최고의 비유는 현재 건강관리 분야의 자가 측정 트렌드다.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들로는 나이키 퓨얼 밴드나 피트비트 등 개인에게 그들이 더 건강해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연소시키고 있는지, 몇 걸음이나 걸었는지, 심장 박동이 적정 수준인지 등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제품들이라고 했다. 그런 종류의 데이터나 상황 정보는 지점에서 투자 자문에게 받은 조언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금융에도 비슷한 상황을 제공하는 기능이 무척 많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에서 모바일 결제가 등장했으며 미국, 중국, 중동 등지의 선불 프로그램은 경이로울 정도로 성장하고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에서 새롭고 다양한 금융 스타트업이 출현하고 있다고 한다. 수백년 동안 금융과 대출의 관행이 이토록 급속도로 발전한 적은 없었다며, 훗날 2010~2020년을 돌아보면 중세 이후 금융에 가장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가 되리라고 예측했다.  

 페이팔 금융혁신 담당자는 "불과 30년 전만 해도 은행이 소비자 대 소비자 송금 시장을 거의 100퍼센트 장악했지만 지금 미국 은행의 송금 시장점유율은 고작 3, 4퍼센트에 불과해요."라고 말했다또 그는 "현재 결제 문제 때문에 소매업체들이 매장 구조를 바꾸고 있어요. 맥도날드 프랑스를 보세요. 맥도날드는 말 그대로 새로운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미리 빅맥을 구입해서 원하는 시간을 알릴 수 있죠. 어떤 줄에서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걸어 들어가서 가져오는 거죠."라며 최신 트렌드를  친절하게 알려줬다. 

 "직불카드는 거래한 다음에야 계좌 잔고를 알려주지만, 모바일은 그렇지 않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모바일은 이미 환경적으로 더 좋은 결제 수단이다. 금융을 이용하지 않으며 그래서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나 기업 같은 방식으로 거래할 능력이 없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이동전화는 중대하고도 유일한 은행 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다" 라고 저자는 예상했다.

 멕시코, 중국, 인도,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스마트폰 금융이 서구 세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아마존, 페이스북 등 순수 온라인 거래 기업들의 시가총액만 도 이미 5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로 아이튠즈가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고 그동안 물리적인 음악 매장의 판매량은 절반 이상 폭락했다. 미국에서만 14억 개가 넘는 디지털 싱글이 판매되었고 이는 같은 기간에 매장에서 판매된 CD7배에 해당한다. 디지털 유통 계획이 없는 음반 시장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델타항공이나 영국항공 같은 항공사들은 디지털을 통해 수익의 80퍼센트를 창출한다고 한다. 이제는 은행도 지점에서 창출하는 수입이 더 우월하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주장하며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얻는 일부터 자동차를 사고 당좌예금계좌를 개설하는 일, 신용카드, 양도성 예금증서, 연금, 생명보험, 투자 등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이 모바일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젊은 X, Y세대들은 현장에서 브랜드의 핵심을 만지고 느끼거나 ‘(전통적인 의미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보고 듣는 관계에 의존하리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제품을 이미 사용한, 네트워크의 친구들보다 더 훌륭한 전문가는 없다는 의미였다.  

 작년 한 해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 세계 인구는 10억 명에서 15억 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태블릿이 스마트폰의 2, 3배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기술과의 상호작용은 실제로 가속화되는 중인 것이다.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 가운데 적어도 2/3 이상이 전적으로 온라인에서 금융 상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여줬다. 가상의 예를들어, 스마트폰으로 쉬임없이 주고받고 카드를 긁을 때마다 신호가 울린다. 훌륭합니다” “궤도를 지키고 있습니다” “궤도에서 벗어났습니다등의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다. 이런 개념이 금융에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11월 발행된 <액센추어>의 보고에 따르면 2020년 무렵이면 정규 은행은 순수 인터넷 은행에 시장점유율의 약 35퍼센트를 잃고 미국 은행 가운데 최대 25퍼센트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든 사업과 활동을 모바일에서 하는 날이 곧 다가온다는 잘 알듯하지만 실감나지 않는 현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 책이었다. 

 한 분야가 무너지면 다른 분야로 경쟁이 옮아가므로 이 사회는 더욱 치열하고 고통스런 경쟁을 겪어야 할  듯하다불황일수록 혁신의 폭이 넓고 그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핀테크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이런 신기술에 무지할 때 우리의 미래도 암담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변화를 따라 잡을 것인가. 어렵다며 포기하고 뒤처지는 사람이 될 것인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 이상윤
 인천출신, (주)삼성전자 계열사 컨설팅, (주)이랜드개발 컨설팅, (주)대명리조트 컨설팅, 인천대 창업보육센터 컨설팅,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위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컨설턴트, 그외 인천 소재 다수의 중소업체와 법무업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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