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칼럼] 당신에겐 ‘플랜 B’가 있는가?...개인회생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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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칼럼] 당신에겐 ‘플랜 B’가 있는가?...개인회생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
  • 이상윤 칼럼
  • 승인 2015.07.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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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에스와이에셋 대표
  “차이나겟돈”
 “요동치는 글로벌경제…위기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차이나 리스크까지 겹쳐 2%대 성장 굳어지는 한국경제”

 위기를 증폭시키는 언론사의 이미지를 고려하더라도 위 헤드라인들은 으스스하기만 하다. 현재 한국경제는 폭풍전야이며 넘실대는 파도 너머로 쓰나미의 출현이 걱정될 정도다. 2008년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킨 미국 발(發) 금융위기의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파괴력 면에서 더 치명적인 중국 발(發) 금융위기가 예상되는 시점이어서다.

 재난 또는 재앙이라는 시각으로 국민에게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그 대비책을 제시해 주어야 마땅하겠지만 ‘메르스 사태’로 큰 봉변을 당한 정부와 박 대통령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내게는 대비할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안타깝지만 그 대답은 ‘없다’ 일 것이다. 하지만 고난과 역경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역사 속 경험담은 전해줄 수 있다. <재난, 그 이후 -셰리 핑크,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재난 대응에 실패할 위험성은 늘 존재한다. 장구한 재난 대응의 역사에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경험만이 학습의 토대가 된다. 재난이 지나갔을 때 치밀하고 냉정한 복기만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고, 다음 재해의 참사를 막을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 <자존감의 여섯 기둥 -너새니얼 브랜든, 교양인>에서 저자는 “자존감은 실패나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내적 근원을 설명하는 힘이다. 세상이 나를 상처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상처 입히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판단보다 자기 자신의 판단을 최우선으로 여기라.”고 주장한다.

 이번 위기는 예사롭지 않다고 믿는다. 이미 목전에 닥친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면 탈출로라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존이 걸린 개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탈출로 중 하나가 개인회생이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이 지난해 11만707명에 달해 사상 최대이며 2010년에 비해 2.4배로 급증했다. 그리고 올해는 그 수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대부분의 통계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자(이하 ‘신청자’)들은 자영업자‧생계형 창업자들과 변호사‧의사‧회계사 같은 전문직종에서 개업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기 회생 신청인들이 많아지자 일부 언론에서 전문직종 종사자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만일 이런 탈출로가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을 경우 어떤 사람들이 빚을 낼 것이며, 꿈을 이루기 위한 창업에 뛰어들겠는가? 벤처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조차 평생 굴레를 쓰는 것보다는 급여생활자를 더 선호할 것이다.

 그에 반해, 대기업들은 채권단이 구성돼 조(兆) 단위로 채무를 탕감해 준다. 한해 개인들 빚 탕감액이 많아야 3조원 정도인 것에 비해 대기업은 한 기업의 채무액만 수조 원에 달한다. 기업은 망해도 사회구성원이 살아갈 수 있지만 개인은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사업이나 실직 등으로 생계가 막막해질 때 덜 뻔뻔한 사람들에게서 극한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그런 비극적인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개인회생은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이들 중산층이 버티고 있어야 지탱이 가능하다. 그들은 모두 국가의 견실한 소득원이다. 그들을 가망 없다고 판단해 파멸의 구렁텅이로 내팽겨쳐 버리면, 중동이나 그리스처럼 무정부주의자들을 양산하게 되고 국가 존재자체까지 흔들리게 된다.

 모든 문제의 근본은 세계경제 침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허약한 한국경제에 있다. 현 정부는 규제완화와 창업센터 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침체를 막아보려고 기를 쓰고 있으나, 근본적인 경쟁력 저하는 막지 못했다. 주력 업종들이 모두 중국과 일본 같은 이웃국가들에게 밀리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고용해야 소득도 늘고 소득이 늘어야 소비도 커지면서 내수시장이 살아나는 선순환이 생길텐데, 그 점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따라서 지금은 몇몇 미꾸라지(사기 개인회생자)를 솎아내기 위해 어장을 더럽힐 상황이 아니다. 그들조차 생태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시장에서 해결하도록 내버려두자. 미국 같은 선진국들은 오히려 파산과 회생을 적극 장려한다. 그들의 실패를 노하우로 삼아 더 나은 사회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제도의 취지는 숭고할 정도다. 물론 선진국들이라고해서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열정어린 시민들이 과감히 창업에 뛰어드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고 보는 견해가 월등했다.

 유대인들에게는 “평생에 3번 정도의 파산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사업을 잘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유대인이 어떤 사람들인가. 가장 명석하고 근면하여 세계의 금융계와 재계를 휘어잡고 있는 우수한 인재집단이 아닌가. 그들조차 일생에 3번 정도의 파산은 기본이라고 하는데, 우리 일반 국민은 한 10번 정도해야 그들 정도의 경험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모든 국란(國亂) 때마다 목숨을 초개(草芥)와 같이 저버린 채, 국가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훌륭한 민족의 후손들이다. 그런 국민에게 자존심을 지켜주고 재기의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은 국가 전체로 봤을 때 결코 손해가 아니다. 신청자들 모두는 엄청난 교육과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산업의 야전사령관들이다. 그들을 살려 이 사회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줘야 한다. 좀비 같은 은행과 대기업을 살려내는 것보단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 이상윤
 인천출신, (주)삼성전자 계열사 컨설팅, (주)이랜드개발 컨설팅, (주)대명리조트 컨설팅, 인천대 창업보육센터 컨설팅,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위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컨설턴트, 그외 인천 소재 다수의 중소업체와 법무업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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