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아르바이트) 경험을 소중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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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아르바이트) 경험을 소중히 하라
  • 이상윤 칼럼
  • 승인 2015.06.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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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상황에서 일거리를 찾는 우선순위

이상윤 에스와이에셋 대표
  “노가다라도 해야지. 이대로 가다간 모두 굶어 죽겠어. .” 

 한승윤 사장(45세, 가명)은 비장함이 어린 목소리로 부인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지난 20년간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납품하는 회사를 운영했지만 거래하던 대기업이 파산하자 삶의 토대가 송두리째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쏟아 부었고 일 년에 명절 며칠만 제외하곤 쉬지도 않았다. 세상과 목숨을 건 혈투(血鬪)를 벌였지만 역부족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고민한 끝에 사업을 접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생활비라도 벌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겨났다.
 
 사업이나 장사를 했다고 해서 고용 시 유리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고용주가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많았다. 편법이나 착취가 어려워서 그렇지 않을까? 예전에 받던 급여정도는 받으리라는 한 사장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아 좌절로 변했다.
 
 여러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제출해놓고 기다리고 있던 한 사장에게 그나마 연락이라도 오는 곳은 보험 판매, 휴대폰 판매, 아파트 분양, 다단계 같은 판매수당으로 꾸려나가는 업체들뿐이었다. 그나마 판매에 자신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한 사장처럼 제조업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은 무척 곤혹스럽고 굴욕감을 느끼기 까지 한다.
 
 그럼에도 절박한 마음에 (한 사장은) 그중 한 곳에 용기를 내 입사해 보지만 얼마 못가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게 됐다. 실적이 받쳐주지 못해 생계유지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까운 시간만 날린 셈이 됐다. 다른 곳에 이력서를 내보지만 급여가 너무 작았다. 신입사원 급여 정도로는 자녀들 학비조차 힘겨웠다. 그렇게라도 일하면서 야간에 더블 잡을 뛰고 싶었지만 파트타임으로 나오는 일은 젊은 사람들에게 밀렸다.
 
 한 사장은 전문성을 살리기는커녕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직장생활이나 장사(또는 사업)을 하다가 사회로 내쫓기다시피 나오면 이런 고용절벽에 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럴 때 나는 ‘알바’를 뛰면서라도 준비를 단단히 한채 기회를 엿보라고 권하고 싶다. ‘알바’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용기를 주는 보약 같은 역할을 한다. 시급이 작지만 근로를 통해 자신감이 생기며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가계에 급한 수혈을 할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알바’는 장기적으로 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을 끊임없이 찾고 좀더 나은 단계로 올라가길 멈춰서는 안 된다. 각종 취업사이트에 자신을 알리는 이력서를 게재해놓고 면접 제의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현재 하는 일보다 급여가 높거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일이라면 과감히 옮겨 타야 함은 물론이다.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겠지만 내 자신을 상품으로 생각하고 잘 포장해서 적극 알리면 의외로 좋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 의장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과 그리스 국가부도 우려,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한국경제의 부침(浮沈)이 더 심해질 듯하다. 이럴 때 일수록 일거리가 없다고 한숨만 쉬거나 절약만 강조해서는 가정의 성장동력이 멎어 버리는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낮에는 간단한 일이라도 하고, 야간에는 학습을 통한 전문성을 키우면서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기회가 분명 보일 것이다. 사업, 장사, 직장 같은 다양한 접점에서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알바’를 무시하지 마라.
 
 ◇ 이상윤
 인천출신, (주)삼성전자 계열사 컨설팅, (주)이랜드개발 컨설팅, (주)대명리조트 컨설팅, 인천대 창업보육센터 컨설팅,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위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컨설턴트, 그외 인천 소재 다수의 중소업체와 법무업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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