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선배들이 추천하는 시험날 ‘깨알 소품’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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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선배들이 추천하는 시험날 ‘깨알 소품’ 10가지
  • 이경식 기자
  • 승인 2014.11.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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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하진 않지만 챙기면 좋은 소품들

 [전국] 어느새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충분한지 평가하는 이 시험은 국가적인 연례 행사다. 행여 학생들의 듣기 평가에 방해가 될까봐 시험 시간에는 비행기도 뜨지 않고, 수능 당일 아침에는 경찰이 나서서 늦은 학생들을 고사장에 바래다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이 고사장까지 편히 오도록 전국의 학교는 등교 시간을 늦추고, 대부분의 회사도 출근 시간을 늦춘다.

 이처럼 온 국민이 배려하고 응원해주는 이 시험에 최선을 다해 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시험을 이틀 앞둔 지금, 많은 수험생들이 철저한 준비를 했겠지만, 수능 선배로서 좀 더 추천해보고 싶은 품목들이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챙기면 좋은, 자신에게 최적의 고사장을 만들어줄 수 있는 소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4년 이내에 수능을 한 번 이상 응시한 지인 50명에게 물었다.

 1. 방석
 오랜 시간 앉아 있으려면 방석이 필수다. 쉬는 시간을 빼고 장장 6시간 이상 한 자리에 앉아 긴장 속에서 시험을 보다 보면 딱딱한 나무 의자 때문에 엉덩이가 배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앙증맞은 방석 하나를 준비하는 게 좋다. 앉은 자리가 편안해야 시험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쓰기에 따라서 부정행위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감독관에게 허락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웬만하면 챙겨가도록 하자.

 2. 담요와 얇은 옷
 담요와 얇은 옷도 챙겨 가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소품이다. 대개 고사장이 따뜻하기는 하지만 학생들이 졸까봐 난방을 약하게 트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겨울이다보니 교실 내부에 찬 기운이 감돌 수 있다. 어느 교실을 배정받을지는 당일에 교실에 도착해서야 알 수 있으니 사전에 이 같은 우연적 요소까지 모두 통제할 수 있도록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옷은 그때 그때 체감온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얇은 옷으로 여러 벌 챙겨 가는 것이 좋다.

 수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치르는 ‘큰’ 시험이다. 사회에 나가는 등용문이 될 그들의 대학을 결정짓기도 하고, 그 결정을 하는 데에 필요한 참조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만큼 학생들이 수능에 많은 의미를 부여기 때문에 시험의 위압감에 짓눌리고, 긴장감에 사로잡혀 온전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성격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이는 더욱 큰 고민거리다.

 3. 우황청심환
 이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우황청심환과 액상소화제다. 먼저 우황청심환은 뇌신경의 흥분을 풀어 긴장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무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다면 반 환정도 적게 먹어보는 것을 권장한다. 평소 복용해본 경험이 없이 수능 당일 환 하나를 다 먹으면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니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 중에서는 환 하나를 먹고도 바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하나를 더 복용했다가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재수학원으로 직행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긴장 완화를 위해 먹는 약이라면, 심리적으로 안정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만큼의 소량만 복용하는 게 좋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으로 자신을 이끄는 셈이기 때문에, 위약 효과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지는 말자.

 4. 액상소화제
 긴장 속에 언어 영역과 수리 영역을 치르고 점심을 먹고 나면 간혹 소화가 되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있다. 부대끼는 속을 그대로 껴안고 3교시 외국어 영역을 치르려면 부담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빠른 흡수로 소화를 돕는 액상소화제를 한 병 정도 챙기자. 의외의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혹 자신에게 필요가 없다면 고생하는 친구에게 살며시 쥐어주면 된다. 그 친구와의 우정이 더욱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5. 초콜릿
 ‘당이 떨어져서 힘들다.’고 말할 때 가장 즐겨 찾는 것이 초콜릿이다. 초콜릿에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 함유돼 있어 뇌 활동을 활성화시켜 준다. 이 두 물질은 초콜릿을 섭취하면서 빠르게 뇌로 전달돼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한결 완화시켜준다.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심장병, 고혈압, 암,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밀크 초콜릿보다는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을 가져가는 게 좋다.

 6. 보온병 안에 담긴 따뜻한 차

 몸을 따뜻하게 데우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줄 수 있는 보리차를 준비해갈 것을 권한다. 수능 당일만큼은 추운 날씨와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떨게 되는데,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좋다. 다만, 커피나 녹차는 이뇨활동을 촉진시켜 시험을 보는 중에 자칫 곤란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하자.

 7. 귀마개
 귀마개는 자신의 판단에 맡기는 게 좋다. 평소에도 귀마개를 끼고 공부를 해왔다면 시험장에서도 평소와 같이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대한 자신이 편안하고 안정되는 분위기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딱히 주변의 잡음에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면 괜히 평소에 쓰지 않던 귀마개를 가져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낯선 이물감 때문에 방해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8. 슬리퍼
 슬리퍼는 일단 챙기는 게 좋다. 오랜 시간 시험을 보려면 발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총 네 번의 수능에 응시한 후 원하는 학교에 진학해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손희대 씨(24세·미필)는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평소보다 더 긴장한 탓에 발에 땀이 차게 되는데, 이러면 신경이 쓰여 집중이 되질 않는다.”라며 편한 신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험 볼 때를 제하고도 휴식 시간에 이동을 용이하게 해주기 때문에 슬리퍼는 가히 수능 시험장의 필수품이라 할 만하다. 굳이 슬리퍼일 필요는 없다. 교내에서 신던 실내화를 신어도 된다. 부디 자신에게 편한 신발을 신어라.

 9. 채점표
 수험생이 고3이라면 학교에서, N수생이라면 학원에서 채점표를 챙겨준다. 하지만 정작 채점표를 받아놓고 붙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독학을 한 탓에 채점표를 챙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험이 끝나고 자신이 몇 점인지 몰라서 성적 발표날까지 초조해하고 싶지 않다면 꼭 수험표 뒤에 채점표를 붙여가도록 하자. 시험지가 아니라 OMR 카드의 답안을 채점표에 옮겨 적어야 수능 성적이 가채점 결과와 달라 놀랄 일이 없을 것이다.

 10. 수정 테이프
 OMR 카드에 표기하는 필기구가 연필이 아니라 컴퓨터용 사인펜이기 때문에 수정 테이프는 반드시 챙겨가도록 하자. 물론 매 교시마다 감독관에게 빌릴 수 있기는 하지만, 분초가 아까운 시험 시간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수정 테이프를 챙겨 가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가져가면 요긴하게 쓰일 소품 10가지를 살펴봤다. 한편, 이날 제일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은 도시락이다. 마치 축구에 전반전이 있고 후반전이 있는 것처럼 수능도 점심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점심을 든든하게 잘 챙겨 먹어야 오후에 치르는 시험에서 뒷심을 발휘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도시락은 평소 먹던 반찬 위주로 마련하되, 영양소가 치우치지 않도록 고려한다. 

 도시락은 수험생이 평소 먹던 반찬 위주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그 중에 좋아하는 반찬 몇 가지를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도시락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긴장한 상태에서 급체를 부를 수 있는 기름진 음식이나 찬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 함량이 높은 고기 부위나 김밥 종류는 이와 같은 이유에서 피하는 게 좋다.

 만약 소화가 안될 것이 염려돼 죽을 싸간다면 죽이 소화된 이후에 공복감을 채워줄 견과류도 함께 챙기는 게 좋다. 지나친 공복감도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지만 과한 포만감도 집중력에 그다지 좋지는 않다. 때문에 평소 먹던 양보다 살짝 모자라게 도시락을 싸가는 게 좋다. 중요한 날이니까, 중요한 시험이니까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욕은 부리지 않도록 한다. 다만 즐겨먹던 간식과 과일을 챙겨가는 것은 적극 권장한다.

 수능 보는 날, 수험생은 짧다면 고등학교 3년, 길다면 고등학교 3년의 기반이 된 초등학교·중학교 9년까지 합친 총 12년의 시간을 평가받게 된다. 모쪼록 그간의 노력이 정당한 결과로 보상받길 바란다. 건승을 기원한다. 

 <사진 및 자료제공 =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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