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꾼’ 도 ‘조사’도 아닌 ‘낚시인’을 꿈꾸는 샐러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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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꾼’ 도 ‘조사’도 아닌 ‘낚시인’을 꿈꾸는 샐러리맨
  • 글/사진=김상옥 객원기자
  • 승인 2018.09.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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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5년차 낚시인 'KEB하나은행 조재호씨'...후배 낚시인들에게 낚시 기술 전수

근무중 전화를 받고 있는 조재호씨.

요즘 낚시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에서 ‘날 따라와 도시 어부’ 같은 낚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낚시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바다낚시를 즐긴 낚시인들이 343만 명, 전체 낚시 인구는 7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다 보니 아마추어이면서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낚시 마니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낚시 경력 25년차인 조재호(48·KEB하나은행)씨도 아마추어 낚시 마니아 중 마니아로 전형적인 샐러리맨이지만 전문가 뺨치는 실력 보유자다.

조 씨의 검게 그을린 피부와 다부진 체격에서 자연스레 민물과 바다에서 보내 시간이 묻어난다.

그도 대부분 아마추어와 마찬가지로 1994년 직장 선배들과 함께 민물 붕어낚시를 처음 접하면서 낚시의 손맛에 빠져들었고 1999년 온라인 카페를 통해 지금 고인이 되신 故(고) 김선삼님으로부터 본격적으로 루어 낚시를 배우게 된다.

“이제는 민물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낚시를 두루 즐기고 있다”는 조 씨는 “낚시를 즐기는 이유요? 모든 직장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금융 기관 IT 부서 업무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죠” 라고 말했다.

 

대광어를 잡은 조재호씨가 그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KEB하나은행 IT기획부에 재직중이며 네이버 카페 ‘골든루어’ 카페지기이기도 한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커리어를 살려 ㈜엔에스 와 ㈜바낙스에서 신제품 테스트 등을 하면서 물품을 지원받아 새내기 낚시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 밖에도 한국낚시방송의 통신원, 주간 루어낚시 잡지인 ‘앵글러’ 기자 활동을 하고 있다.이쯤 되면 단순한 취미가 아닌 투잡으로 봐도 될 정도이다.

그의 요즘 주된 활동은 카페지기로서 후배 낚시인들에게 낚시 기술을 전수 하는 것이다.

특히 신입회원들에게 낚시인으로서의 에티켓 ‘마주치면 먼저 인사하기’, ‘늘 쓰레기 봉투를 소지하고 쓰레기를 되가져 오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낚시는 즐기되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며 “ 카페에서 상업 활동을 금지해 사전에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잡음을 사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라고 덧붙였다.

“휴일마다 낚시에 빠져 지내시면 사모님이나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나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겸연쩍은 듯 아내와 ‘피싱 조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두 아들과는 낚시를 즐기고 있으며 아내와도 함께 낚시 활동을 한 적이 있으나 잦은 낚시로 아내가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로 계약을 하게 됐다고 한다.

 

왕문어를 잡은 조재호씨.

“▲주말 중 하루만 낚시를 하고 나머지 하루는 가정에 충실할 것 ▲1박 이상의 일정으로 낚시를 할 경우 다음주는 쉴 것 ▲낚시 비용은 본인 용돈 (50만원)으로 해결할 것” 등이 이들 부부의 약속이다.

조 씨는 특히 낚시인들을 ‘낚시꾼, 조사’ 로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꾼’이란 단어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고 ‘조사’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일본식 한자 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낚시에 대한 철학이다. 낚시는 한가롭고 조용하게 세월을 낚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금어기 준수 등 어족자원 관리와 환경보호, 안전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낚시인으로서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정식 교육 과정을 거쳐야 발급되는 낚시면허제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최소 크기와 무게를 상향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지한 얼굴로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서 낚시를 사랑하는 ‘참 낚시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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