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민경진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 '조선 중종 때 발생한 기묘사화의 '주초위왕' 역사적 사실 아닐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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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민경진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 '조선 중종 때 발생한 기묘사화의 '주초위왕' 역사적 사실 아닐 가능성 높다
  • 엄홍빈 기자
  • 승인 2017.08.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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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5월~7월 2달간 2주간격 나뭇잎에 꿀로 '왕'자 써서 섭식 여부 조사

인하대 민경진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이 “조선 중기 중종때 일어난 기묘사화의 원인,  즉 ‘주초위왕(走肖爲王)’ 사건은 역사적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 교수의 연구논문 ‘Validation of 走肖爲王: Can insects write letters on leaves?는 ’곤충학 연구(Entomological Research)‘지에 게재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인수씨, 민경진 생명과학과 교수, 이보라씨<사진제공=인하대>

‘주초위왕’으로 잘 알려진 기묘사화(1519년)는 조선 중종때 일어난 사건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조광조를 없애려는 세력이 궁궐 나뭇잎에 꿀로 ‘주초위왕’, 곧 조광조가 왕이 된다는 의미의 글귀를 써 이를 벌레가 파먹게 한 뒤 중종에게 고해바쳐 조광조와 그를 따르는 무리가 사약을 받고 죽거나 귀양을 떠나게 된다.

14일 인하대에 따르면 민 교수 연구진은 2015년 5월~7월까지 2달간 2주 간격으로 관악산 일대를 찾아 꿀로 나뭇잎 뒷면에 임금 ‘왕(王)’자를 써두고 곤충의 섭식여부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어떤 나무에서도 ‘왕’자가 새겨진 경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꿀로 임금 '왕'자를 써서 실험하고 있다.<사진제공=인하대>

민교수는 그 이유로 “위(爲)는 12획으로 이뤄져 있어 그 모양이 복잡하고 주초위왕 네 글자를 쓸만한 크기의 나뭇잎이 드물어 곤충의 섭식을 통해 글자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교수는 또 “곤충이 유충으로 지내는 기간이 짧아 글자를 쓸 수 있는 시간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인위적으로 글자를 만들어 낼 확률이 낮은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예로 박각시 나방은 유충으로 있는 기간이 1년 중 20~30일에 불과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서응(30), 이보라(27), 최인수(32)씨가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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