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민경진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이 “조선 중기 중종때 일어난 기묘사화의 원인, 즉 ‘주초위왕(走肖爲王)’ 사건은 역사적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 교수의 연구논문 ‘Validation of 走肖爲王: Can insects write letters on leaves?는 ’곤충학 연구(Entomological Research)‘지에 게재했다.
‘주초위왕’으로 잘 알려진 기묘사화(1519년)는 조선 중종때 일어난 사건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조광조를 없애려는 세력이 궁궐 나뭇잎에 꿀로 ‘주초위왕’, 곧 조광조가 왕이 된다는 의미의 글귀를 써 이를 벌레가 파먹게 한 뒤 중종에게 고해바쳐 조광조와 그를 따르는 무리가 사약을 받고 죽거나 귀양을 떠나게 된다.
14일 인하대에 따르면 민 교수 연구진은 2015년 5월~7월까지 2달간 2주 간격으로 관악산 일대를 찾아 꿀로 나뭇잎 뒷면에 임금 ‘왕(王)’자를 써두고 곤충의 섭식여부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어떤 나무에서도 ‘왕’자가 새겨진 경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교수는 그 이유로 “위(爲)는 12획으로 이뤄져 있어 그 모양이 복잡하고 주초위왕 네 글자를 쓸만한 크기의 나뭇잎이 드물어 곤충의 섭식을 통해 글자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교수는 또 “곤충이 유충으로 지내는 기간이 짧아 글자를 쓸 수 있는 시간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인위적으로 글자를 만들어 낼 확률이 낮은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예로 박각시 나방은 유충으로 있는 기간이 1년 중 20~30일에 불과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서응(30), 이보라(27), 최인수(32)씨가 함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