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뜬금없는 유정복 시장의 박태환 구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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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뜬금없는 유정복 시장의 박태환 구제 호소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6.05.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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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보내자는 대국민 호소문 발표, 다양한 평가와 해석 나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공개적으로 수영선수 박태환 구제에 나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태환 선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출전과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가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온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그 날의 감동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다시 한 번만 박태환 선수를 믿어 주고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자”고 호소했다.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는 수영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수영강국의 대열에 올려놓았던 국민적 영웅이었고 지금도 그가 없는 수영계는 상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가진 것이 사실”이라고 현실을 강조했다.

 유 시장은 “박 선수가 고의는 아니었지만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주었고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간의 선수자격정지 처분도 받았다”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도핑관련 징계 종료 이후에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으로 인해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이중 처벌이며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도핑 징계 선수 영구 올림픽 출전 불가’라는 영국올림픽협회의 규정에 걸려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한 드웨인 체임버스 등 영국 육상선수 3명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결에 따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것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400m 우승자였으나 2009~2010 시즌 3차례 약물복용으로 징계를 받아 일명 ‘오사카 룰’에 의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뻔한 미국의 라숀 메릿이 미국올림픽위원회와 함께 CAS 제소를 거쳐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사례를 말한 것이다.

 ‘오사카 룰’은 2007년 일본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크 로케 IOC 윈원장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6개월 이상 징계를 받은 선수는 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한 것을 말하는데 CAS의 무효판결에 따라 IOC 규정에서 삭제됐다.

 유 시장은 “리우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세차게 물살을 가르는 박태환 선수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에게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지질 바라며 대한체육회가 전향적 판단을 해 주길 호소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선수가 큰 절로 사죄하고 있다.<이상 사진제공=인천시청>

 이날 기자회견장에 누나와 함께 나온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가에도 봉사하고 싶다”며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큰 절로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 구제에 나선 배경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활동한데 이어 2013년 4월부터 1년 8개월 동안 인천시 소속 선수로 뛰었고 인천에 문학박태환수영장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향후 수영 꿈나무 육성 등 박태환 선수가 은퇴한 이후라도 문학박태환수영장 활성화 측면에서도 인천과의 소중한 인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는 것이다.

 인천시 안팎에서는 유정복 시장이 박태환 선수 구명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 분분한 평가와 해석이 나왔다.

 ‘정치인이 스포츠 문제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고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이 나설 일은 아니었다’는 부정적 평가와 ‘당연직 인천시 체육회장이고 전임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서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공론 형성 차원의 호소로 볼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교차했다.

 또 의도를 둘러싸고는 ‘상당수 국민, 특히 젊은층에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찬성하는 입장이 우세한 가운데 정의로운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홍보마케팅’이라는 비판과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인천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활용하기 위한 순수한 취지’라는 옹호가 엇갈렸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박태환 구제 호소에 대해 인천시 안팎에서는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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