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식 "정부, UAE에 항공길 내주나…항공주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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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정부, UAE에 항공길 내주나…항공주권 논란"
  • 고상규 기자
  • 승인 2023.10.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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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UAE 항공협정 회담…UAE, 운항 횟수 증대 요구 전망
UAE 항공사, 정부 지원 세계 항공시장 장악…항공사 피해 최소화 필요
허종식 국회원.
허종식 국회의원.

이달 12~13일 한국과 아랍에미레이트(이하 UAE)간 항공협정 회담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UAE 측은 자국 항공사들의 한국행 운항 횟수 증대를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10일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UAE 측 항공사들이 자국의 지원을 받아 세계 항공계의 패권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항공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국적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백원국 제2차관은 "알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2019년 8월 열린 한-UAE간 항공회담에서 UAE는 여객 공급력 증대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우리 항공시장을 중동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로 회담이 결렬됐다.

UAE 측 항공사는 한국발 유럽행 환승승객 수송에 주력, 우리나라 항공사의 유럽행 직항 수요를 심각하게 잠식하고 있다.(에미레이트항공 69%, 에티하드항공 62%가 환승 승객)

반면, 국내 항공사는 UAE 출발 한국행 수요 자체가 적은 데다, UAE를 출발해 인천공항 환승을 통해 갈 수 있는 목적지가 일본 정도로 제한적이다. 

즉, UAE 측에 우리 하늘길을 더 내준다면 국적 항공사의 두바이 노선은 적자전환 또는 단항이 불가피하며, 유럽 노선 역시 적자 발생 및 운항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 현재, UAE 측 항공사는 항공협정상 주 15회 중 14회를 운항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항공사는 수요 부족으로 15회 중 7회만 운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각각 517석짜리 A380, 327석짜리 보잉787을 띄우고 있다. 반면 국내 항공사는 218석짜리 A330을 투입, 공급력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양보할 경우 카타르‧사우디 등 중동 국가의 공급 증대 요구를 방어할 명분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게 항공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중동 항공사 영향으로 2014년과 2017년 각각 나이로비, 사우디 노선을 단항한 바 있다.

중동 항공사들은 정부 보조금을 지급받아 재정적 부담 없이 몸집을 부풀리고 나서면서 전세계 항공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발 중동 노선을 모두 단항했던 미국은 올해 들어 뉴욕~두바이 노선만 운항을 재개했다.

허 의원은 "항공협정은 한번 개정되면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되돌리기 어렵고, 매년 그 피해가 누적되는 만큼 UAE 측 운항 횟수 증대 요구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항공협정은 양국 간 항공수요에 기반한 호혜적 권리 교환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UAE의 공급력 증대 요구에 앞서 국적사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호조치를 확보해야만 양국 항공회담에서 모두 윈윈(win-win)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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