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한중수교 30주년 맞는 내년 취동화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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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한중수교 30주년 맞는 내년 취동화이 제안
  • 문종권 기자
  • 승인 2021.08.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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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인천신문 문종권 기자] 이낙연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한중수교 30주년 맞는 내년에 양국의 원로와 여성, 청년들이 참여하는 취동화이(聚同化異·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바꾸다)의 장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11일 한중수교 29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전문가 포럼에서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취동화이(聚同化異)는 이 후보가 지난 6월 8일 중국 환구시보에 ‘신흥 국제관계와 미래지향적 한중협력’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신흥 한중관계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되 차이점은 미루는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아닌, 차이점도 적극 해소해 나가는 취동화이 관계였으면 한다”면서 사용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양국 외교부가 지난해 가을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의 발전 방향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하기로 합의한 한중 미래발전위원회를 한중관계의 재정립 및 재도약의 기회로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또 자신의 외교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연성강국 신외교에 기반한 한중 양국의 실천 지향적 신흥한중관계 수립을 위한 안보·경제·복지·인문 등 4가지 분야의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내용을 강조했다.

한국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중국차하얼학회 주관,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한국 측에서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등 15명이, 중국 측은 한팡밍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 치우궈홍 전 주한중국대사, 자칭궈 전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다음은 이 후보의 이날 기조연설문 전문이다.

올해 이 회의는 한중수교 29주년을 축하하는 거의 유일한 민간행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제약 때문에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오늘 회의에는 중국의 석학과 전‧현직 관료들이 비대면으로 참여하셨습니다. 한중 양국 참석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29년 전인 1992년 8월 24일 양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호혜평등과 평화공존의 원칙에 입각한 선린우호관계를 수립하고, ‘하나의 중국’과 ‘평화적 남북통일’을 상호 지지하는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양국관계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발전을 해왔습니다.

양국관계는 거의 5년에 한 번씩 단계별로 격상되어왔습니다. 1992년 우호협력관계에서 시작하여, 1998년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하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내실화에 이어, 2017년에는 실질화에 합의하였습니다.

이런 양국관계의 발전 추세를 저는 연성강국 신외교 차원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한국 신외교의 목표는 ‘연성강국’으로서 국가발전을 지향하고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신외교’는 평화, 경제, 문화, 공헌의 영역에서 전개될 것입니다. 일상적 평화의 정착, 호혜적 경제외교, 창의적 문화외교, 연대와 상생의 공헌외교를 지향할 것입니다. 이런 연성강국 신외교 기조에서 실천 지향적 신흥한중관계(新興韓中關係)를 수립했으면 합니다.

저는 지난 6월 8일 중국의 ‘환구시보’에 ‘신흥한중관계와 미래지향적 한중협력’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하였습니다. 신흥한중관계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되 차이점은 미루는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아닌, 차이점도 적극 해소해 나가는 취동화이(聚同化異)적 관계를 말합니다. 갈등과 오해가 발생해도 대화와 소통으로 해소 가능한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이미 합의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명칭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안보분야의 전략적 협력입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남북한은 물론 중국의 안정과 번영에도 중요합니다. 향후에도 한중 양국은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큰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넘어 한반도번영프로세스로 나아가기 위한 명분과 기회를 함께 만들어내야 합니다.

둘째, 경제분야의 전략적 협력입니다. 양국은 지속가능한 경제협력의 합리적·포괄적 합의의 바탕 위에 공동의 경제발전을 이뤄야 합니다. 중국의 쌍순환과 한국과의 경제협력 시너지를 내면 좋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기술에 기반한 디지털경제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한중양국은 디지털 언택트 산업 발전 등을 함께 추구했으면 합니다.

셋째, 복지분야의 전략적 협력입니다. 교육·문화·환경·의료 등 양국의 국내 복지 이슈뿐만 아니라 질병·재해·범죄·환경 등 국경을 초월한 이슈에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합니다. 특히 방역 협력은 동북아생명공동체 차원에서 한중 양국이 북핵 이외로 협력의 범위를 넓히는 데 유용한 동기이자 영역입니다.

넷째 인문분야의 전략적 협력입니다. 한중은 사드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정부관계는 복원되었습니다. 다만 민간 관계의 소통은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 개선 및 인문교류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작년 가을 양국 외교부는 2022년 한중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의 발전 방향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한중 미래발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중관계의 재정립 및 재도약 기회로 이것을 적극 활용하였으면 합니다.

저는 내년 한중관계 30주년을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민간차원에서 몇 가지를 함께하자고 제안하고자 합니다. 한중관계의 미래를 위해 양국의 원로, 여성, 청년들이 참여하는 취동화이의 장을 마련하였으면 합니다.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양국의 원로들이 함께 그간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한중 현인회의’를 제안합니다. 여성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한중 여성평화회의’를 제안합니다. 청년들이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도전들을 있는 그대로 논의해보는 ‘한중 청년미래회의’도 제안합니다.

중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강대국입니다. 얼마 전 한국은 선진국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한중은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꿈꾸어야 합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한중이 함께하는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한중관계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덕불고 필요린(德不孤 必有隣)>이란 ‘덕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이웃이 있다’란 뜻입니다. 양국 전통문화에서 덕은 가장 높은 가치입니다. 국제관계에서 덕이란 이웃국가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문제의 여진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한중관계 발전과정에서 양국간 이견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문제의 해결은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었으면 합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드 배치 이전의 한중관계를 넘어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덕불고 필요린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취동화이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양국관계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한중수교 2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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