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정족산성 '고조선 초기' 4000년전 축조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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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정족산성 '고조선 초기' 4000년전 축조 가능성 제기
  • 엄홍빈 기자
  • 승인 2017.08.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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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남창희 교수...한성백제기와 3500년 이전 2개 가설 국내 최초로 제시

인하대 남창희 교수(군사고고학연구회 회장)는 2일 강화도 정족산성(삼랑성)이 실제 고조선 초기인 4천년 전에 축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5년에 걸친 동북아 고대산성 비교연구과정에서 정족산성의 구조와 위치에 대한 정치군사모의분석 기법으로 위치 지형 규모 데이터를 입력해 축성시기를 추론한 연구성과이다.

정족산성은 학계에서도 연대미상으로 학설이 분분한데 남 교수 연구팀이 한성백제기와 3500년 이전이라를 두 개의 군사학적 가설을 국내 최초로 제시했다.

강화도 정족산성<사진제공=인하대>

   군사지리적 위치와 수용 능력의 데이터를 결합하면 정족산성은 해양력이 발달한 북방 세력의 전방작전기지(Forward Operating Base: FOB)로서 효용이 높다고 한다.

    동시에 한반도 내륙의 전략적 가치 중심을 노리는 적대적 세력의 원정 상륙을 막는 방어기지로서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제 1866년 프랑스 함대의 강화도 상륙 당시 수도권 주요 방어거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방대 권태환 교수(육군 준장)와 남 교수팀은 기원전 8세기부터 한성백제 말기 475년 사이 약 1200년간의 28개 동북아 국제관계 주요 변동 시점에서 정치군사모의분석을 실행했다.

  그 결과 한반도 강화도에 대형기지를 배치할 전략 및 작전적 소요는 기원전 8세기 이전과 한성백제 시기에 존재하였다고 한다. 연구팀은 2800년 이전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한성백제 시기는 다소 약하다는 잠정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삼국시대 이전 해양력 발전의 지표는 천문기록과 바다 항해인데 두 가지를 만족하는 국가는 고대 동북아에 고조선 뿐이라고 한다. 중원 문화에 없는 고인돌의 별자리 새김문화와 신석기 시대 원양 어로(포경) 암각화 존재가 고조선의 앞선 해양력을 시사한다고 한다.

    고조선 말기에는 제나라, 연나라 등 대륙세력의 위협에 집중해야 했으므로 고조선의 남측 주변부인 강화도에 대규모 군사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고조선 세력으로 추정되는 요녕성의 기원전 16세기 조양 대전자(大甸子) 유적에서는 필리핀, 오키나와와 제주도에서 서식하는 카우리 조개화폐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남창희 교수 연구팀은 “무덤의 카우리 조개화폐는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서해로 북상하며 발해만의 고조선 중심 세력과 교역하는 남양의 이질적인 세력이 존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족산성은 기원전 23세기 경 고조선 초기 세력권이 한반도 남쪽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토착 해양세력과의 갈등의 흔적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또 남 교수 연구팀은 “고조선 초기에 서해의 섬 강화도에 군사기지가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남 교수팀은 두 차례에 걸친 중국 요서지역 산성 조사과정에서 한국 산성의 기원이 되는 3500년전 포곡식(包谷式) 산성과 테뫼식 산성을 확인했다.

  내몽고 적봉시 홍산은 요서지역 청동기문화 하가점하층문화(BC22세기-BC15세기)의 상징인데 포곡식 산성 구조로서 능선에서 산성을 발견했으며 방어용 돌출부인 치(작은 雉城)도 발견됐다. 같은 시기, 성자산(城子山) 산성은 평평한 산정상부에 머리띠를 두른 것같은 테뫼식 산성인데 그 모형을 오한기(敖汉旗)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3500년 전의 포곡식 산성은 고구려 환도산성으로 이어지고 백제 공주산성과 사비성도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정족산성과 동일한 구조의 산성이 이미 3500년 전에 축조된 사실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다. 

    김연성 고조선연구소 소장은 “정족산성이 4천년 전에 축조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유네스코 세계역사문화유산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남창희 교수는 “초대 단군 때 참성단과 삼랑성을 쌓았다는 세종실록 지리지의 공식 기록을 전설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권태환 교수는 “인천공항과 강화도를 잇는 다리가 개통된다면 동북아 허브공항에서 여행객들이 2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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