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살맛나는 인천, 급변하는 '문화유산' 시민들 품으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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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살맛나는 인천, 급변하는 '문화유산' 시민들 품으로 '성큼'
  • 고상규 기자
  • 승인 2020.10.2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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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시 야경
문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시 야경.

인천시가 시 문화유산을 보존해 널리 알리는 동시 시민 모두가 찾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미는 등 문화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에 있다. 

꼬마열차 수인선 11월 시립박물관 전시

먼저 시는 과거 1937년부터 1995년까지 서민의 애환을 싣고 인천과 수원을 오갔던 수인선 협궤열차 1량을 기증받아, 11월 11일부터 시립박물관 우현마당에 전시한다.

이 협궤열차는 현재 화수동의 아파트 자리에 있던 인천공작창에서 1969년에 제작된 열차로 차량번호 18028, 인천공작창 라벨이 붙어있다.

뿐만 아니라 변소, 창문, 의자, 전등, 난방시설 등 지금의 객차와 전혀 다른 모양의 시설들이 그대로 창작돼 있어, 그 때 그시절이 담긴 추억 회상과 내부 승차 체험도 가능해졌다.

당시 수인선은 폭이 표준궤도(1.43m)의 절반에 불과해 이른바 '꼬마열차'라고도 불렸다. 일제의 수탈이 목적이었지만 1960~70년대에는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학생들의 발과 농어민들의 생계를 위한 유일한 교통 수단이었다. 

인천문화재단이 기획해 출간한 '질주하는 역사, 철도'의 저자이면서 문학평론가인 조성면 박사는 "수인선은 해방 이후 경인지역을 동서로 잇는 유일한 교통망으로서 시민의 열차로 거듭났다. 장터로 가던 시민, 통학 학생, 소래포구나 송도유원지로 몰려든 청춘남녀의 설렘이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근대문화유산 가치 재창출

시는 문화재 활용정책 1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제물포구락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재생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 추진 중에 있다. 

이 곳은 커피·책 등이 있는 인문학 살롱 프로그램 및 쉼터를 조성, 특히나 119년 된 석벽이 있는 1층을 최초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인천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현재는 11월까지 리모델링 공사 등 새단장 중에 있다. 2층은 창문을 복원하고, 1층은 기존의 창고 등을 문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로 꾸며진다.

시는 최근 민선7기 출범 초 발표한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활용안 구체화 하고, 시민 프로그램 확충 노력 등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인근에 위치한 옛 송학동 시장관사(1966~2001년) 리모델링, 옛 신흥동 시장관사(1954~1966년) 건물을 매입해 공간 재구성을 통해 시 등록문화재 등록도 추진한다. 연말까지 설계, 내년 상반기 리모델링 및 공사를 마치고 시민 개방이 목표다. 옛 송학동 시장관사는 인천역사와 시민이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실, 쉼터, 영상실, 북카페 등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고, 옛 신흥동 시장관사는 전시, 마을박물관 등으로 조성된다.

캠프마켓 개방행사 모습.
캠프마켓 개방행사 모습.

문학산, 캠프마켓 시민 품으로

인천시의 끈질긴 노력과 국방부와의 협의로 수십년 간 출입이 통제됐던 부평 캠프마켓, 문학산이 최근 시민에게 돌아왔다.

지난 17일부터 문학산 정상부 개방시간이 종전 오전 8시~저녁 7시에서 오전 5시~저녁 10시(동절기 오전 5시~저녁 8시)로 확대됐다. 이곳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난 2015년부터 인천시-국방부 간 협약을 통해 낮 시간대에만 시민 출입이 허용됐다.

시는 이번 확대개방을 통해 문학산을 해돋이, 해넘이, 야경까지 볼 수 있는 최고의 관광명소로 조성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고, 또한 기념물 제1호인 문학산성의 보존‧복원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부평 캠프마켓도 지난 시민의 날에 국방부로부터 반환받은 캠프마켓 일부를 시민에 개방했다. 시는 되돌려받은 땅을 시민이 마음껏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력해 2022년까지 토양정화작업을 완벽하게 실시하고, 정화기간 중에도 일부 공간은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해 휴식, 역사, 교육의 장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캠프마켓은 1939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육군의 조병창(무기공장)으로 사용됐다가 광복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해 80여년 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일본의 약탈·강제동원의 현장이자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시는 올해 캠프마켓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공론화, 다음 세대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아카이브 사업 등을 시민에게 약속했다. 시민생각을 찾기 위한 대학생 홍보단(캠프파이어) 홍보활동, 라운드 테이블 등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문화재청은 캠프마켓 B구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공장의 병원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숙소 등 3개 시설물을 보존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에서 근대건축물 등의 보존 및 활용 방안을 활발히 논의해 신속히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우리가락 상설공연...안전하고 신나게 '얼쑤!'

시는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야외공연장에서 매주 주말마다 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얼쑤'를 열고, 다양한 전통예술 무대를 열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속 안전하고 신나게 시민들이 우리가락을 즐길 수 있도록 인천시와 예술숲 유튜브 채널을 통한 녹화중계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 소수의 관객들과 현장공연을 병행하고 있다.

국악계의 아이돌이자 재담꾼 남상일 판소리꾼, 한국 마당놀이의 대가 윤문식과 놀이꾼,'팬텀싱어3'에 출연해 판소리와 성악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유명세를 얻은 소리꾼 고영열 등 많은 예술인들이 이 무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통예술을 전했다.

훈맹정음, 팔미도등대 등 국가 문화유산으로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훈맹정음'이 국가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5일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한글점자 훈맹정음 설명서·선생이 사용했던 제판기와 로울러·점자타자기 등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을 예고했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태어난 송암은 1906년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국립맹아학교의 전신인 제생원 맹아부 교사로 재직하며, 시각장애인 교육에 힘썼다. 1926년 훈맹정음을 창안해 반포하고, 이후 인천 영화학교 교장에 취임해 한글 점자 보급에 힘썼다. 출판한 한글 점자책은 200종이 넘는다.

이에 따라 시는 우리시의 문자 문화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송도에 2022년 개관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 전시관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선생의 정신과 훈맹정음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양산성 전경.
계양산성 전경.

계양산성(지난 5월 22일 지정), 팔미도 등대(9월 15일 지정)도 올해 국가문화재인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먼저 인천 계양산성은 삼국 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강유역 교두보 성곽으로, 통일신라 시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고려와 조선 시대까지 사용돼 축성기술의 변천을 알 수 있는 학술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다. 문화재청과 인천시, 계양구는 계양산성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1903년 세워진 인천 팔미도 등대는 현재 국내에 남은 근대식 등대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점령해 조명등을 밝히면서 연합군 함대를 인천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1950년 단행된 유엔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70주년 기념일에 국가사적이 됐다.

시는 이 밖에도 민선7기 들어 유형문화재 3건(수미정사 고봉화상선요 등), 무형문화재 1건(강화 교동 진오기굿), 기념물 1건(영일정씨 동춘묘역), 문화재자료 1건(양주성 금속비)을 시 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문화유산 발굴·보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백민숙 시 문화유산과장은 "인천시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다"면서 "이러한 공간과 유·무형 자산을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즐기고,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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