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지역화폐-이제는 정책의 지속성을 생각해야할 때
상태바
[시사칼럼] 지역화폐-이제는 정책의 지속성을 생각해야할 때
  • 이수현 前 한국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실습지도교수
  • 승인 2019.08.05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화폐운동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방통대 이수현 실습지도교수
이수현 前 한국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실습지도교수

지역화폐란 국가의 공식 화폐와 달리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만 쓰이는 화폐로 시작은 1832년 영국에서 도입된 ‘노동증서’에서 출발하였다. ‘노동증서’는 영국의 사상가 Robert Owen이 만든 화폐로 ‘상품을 만드는데 들어간 가치를 평균노동시간으로 환산하여 그만큼의 노동증서를 받고, 다른 참가자가 제공한 상품과 교환할 수 있게 만든 대안적 화폐구조’로 설계되었다. 이러한 지역화폐는 공동체 회원들의 노동과 상품의 거래로부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대전 한밭레츠와 서울 은평이품앗이 등 전국 40곳 이상에서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교환 거래체계(Local Exchange & Trading System)의 줄임말인 레츠(LETS)로 널리 알려졌고, 지역통화와 품앗이 등의 표현으로도 사용된다.

한편 2006년 20억 원 규모로 시작된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과 광역차원에서 강원도에서는 '강원상품권 발행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상품권 정책을 2017년부터 추진하여 왔다. 최근에는 기술혁신에 따른 지역화폐의 새로운 도입으로 서울의 모바일을 이용한 제로페이, IC카드를 이용한 인천이음카드 등 지역화폐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화폐는 다양한 개념과 목적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가장 대표적 형태로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개의 축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수단으로써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도구로써 지역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지역 내 자본의 역외유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설계되어지고 실행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역외 소비율은 52.8%이다. 국내 역외소비 유입율 평균이 28.6%인데 인천은 25.3%에 불과하다. 인천에서 나가는 돈은 52.8%나 되는데, 들어오는 돈은 국내 평균에 못 미치는 25.3% 밖에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지역화폐를 사용함으로써 지역의 부(富)가 지역 외로 빠져나가는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서 여러 지자체가 지역화폐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역의 자금을 지역의 소상공인·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토록 함으로써 지역 상점의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천의 이음카드는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캐시백 제공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다. 캐시백 지급 비용은 행정안전부 40%, 인천시 20%, 자치구에서 20~50%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이는 결제액이 늘어날수록 캐시백 지급에 필요한 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위한 유인요인으로서의 캐시백이 결국 지자체의 재정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캐시백 10%는 다른 말로 부가세 10%를 없앤다는 이야기로 소비가 많은 부유층이나 법인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캐시백 혜택을 받아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충전 사용하는 이음카드가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부유층의 사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남으로서 캐시백이 악용되는 측면이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는 지역화폐의 실효성이 적어 구매력 차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자치구별 캐시백 추가 혜택의 차이로 지역갈등적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노출되자 인천이음카드는 월사용 금액을 100만원까지 혜택을 주기로 하고, 유흥‧사행성업종에 대한 캐시백 지급을 제한하기로 하였다.

지역화폐가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지역화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그 수혜자가 사용자에게 캐시백 포인트를 돌려주는 순환구조를 찾아내서 지자체 예산 부담을 줄여나가야 하는 동시에 예산 투입에 따른 지역매출 증대와 역외소비 감소에 대한 실질기여도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한다.

지역화폐가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한 가치 공유 없이, 단지 캐시백 같은 유인책으로만 이음카드를 끌고 간다면 지속적으로 이 제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