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 대통령 최소한의 양심...헌재 결정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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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 대통령 최소한의 양심...헌재 결정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7.03.06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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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10일이냐, 13일이냐.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다. 마음이 무거운 시기다.
 나라 안팎으로 풍랑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환호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도 같다. 바로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전에 돌입한다. 국민의 뜻은 엄정하다. ‘정경유착 근절, 부정부패 척결,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적폐 청산의 흐름이 도도히 흐를 것이다.

 반면 서울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이 억울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분통이 터질 것이다. 애국의 절실함이 몽둥이를 들게 했다고 말하는 분들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다시 한탄할 것이다. 압도적인 국민의 뜻이 거부됐을 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이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다시 거리에 나서면 어찌할까? 이걸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온갖 끔찍한 생각도 든다. 

 박 대통령은 한결같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공모해 뇌물을 받은 혐의도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에 낸 의견서에도 “부정한 청탁이나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특검은 서울 삼성동의 박 대통령 사저 25억3천만원,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뒤 의상제작비, 대통령 재임때의 의상실 임대료와 직원 급여 등 3억8천만원을 최순실씨가 대납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르, K스포츠 재단 역시 사실상 두 사람이 공동 운영했다고 본다.

 참 다르다.

 과연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억울한 나라일까?

 권력없고 돈 없는 국민이 억울하다면 이해가 된다. 독기로 `레이저`를 쏘는 권력이 억울하다 하니 힘없는 국민은 어이가 없다. 
 국민은 박 대통령에게 여러번 속다보니 인간적 믿음이 사라진 모양이다. 탄핵 찬성 의견이 줄어들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검찰수사도, 특검수사도 성실히 받겠다고 하더니 국민을 속였다.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끝내 반대했다.
 떳떳하다면 헌재에 당당히 출석해 진술하면 될 것을 아무 죄도 없다는 진술서만 냈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은 헌재의 재판 과정이 공정했다고 판단한다. 

 한때 대통령 주변에 있었던 어떤 분은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을 만한 지적 수준이 안 된다”는 말을 한다. 억장이 무너진다. 정말 그렇다면 저런 수준의 대통령을 요즘 국민이 뽑았으니 할 말이 없다. 

 국민은 이미 마음속으로 박 대통령을 탄핵했다.

 탄핵이 기각되면 국민들은 권력에 불복종할 것이 뻔하다. 이미 탄핵해 버린 대통령이 청와대에 복귀한들 국정 운영이 정상적으로 될 리가 없다. 이름뿐인 식물 대통령이다. 임기를 마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건 국민도 대통령도 불행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드로 인한 중국과의 마찰, 일본과도 불편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발톱이 날카롭다. 남북 관계도 최악이다. 하필 이럴 때 권력 중심이 진공상태다. 나라의 위기다.

 오늘의 탄핵사태는 박 대통령 본인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본인 때문에 갈라지고 찢긴 국민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간곡히 간청한다. 

 박 대통령은 지금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 하겠다”고 밝혀야 한다. 최소한의 양심이고 결자해지다. 늘 애국심을 강조한 분이 아닌가?

 광장에서는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라든가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는 말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탄핵의 후폭풍은 폭력이 아닌 비폭력으로 안정시켜야 한다.

 대동강 물이 풀리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그런데 꽃샘추위다. 광장에, 국민 마음속에 봄은 언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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