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 그리고 촛불.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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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 그리고 촛불.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아야.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6.12.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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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내가 안 나오면 탄핵 여론이 줄었다고 할까봐 나왔다”
 “한명이라도 보태야죠”. 참여한 마음이 다 같다.
 어린 아이를 안고 또 하나는 손잡고 나온 부부도 웃는다. 모두 웃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촛불이 분노로 타오른다.
 점점 임계점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에는 독립투사, 민주열사의 피와 땀, 목숨이 들어있다.
 정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다.

 3,1운동으로 국권 회복에 대한 열망이 드높던 1919년 4월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열린 최초의 상하이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의결했다. 회의 참석자는 신익희, 신채호, 여운형, 이시영, 이광수, 이동녕, 조소앙 등 29명이다. 상하이 임시정부는 국내외 독립 운동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이때 임시헌장도 제정했다. 최초의 헌법이다.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제로 한다. 제3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하다. 제10조 임시정부는 국토 회복 후 만 1년 내에 국회를 소집한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모두 평등하고 국회에서 민의를 수렴하는 것이 이 헌장에 모두 들어있다. 당시 우리사회는 계급이 엄존했던 시절이다.
 같은해 4월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선포됐다.

 지금 헌법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하고 있다. 독립을 열망했던 수많은 지사들이 만들어 낸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우리 헌법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고국에서 수립되기를 바라며 독립 투쟁을 했던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차디찬 이국에서 숨을 거뒀다.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는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나라가 주권을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라고 유언을 남겼다.
 우리는 이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 가보니 안 의사가 묻혔다고 추정되는 중국의 공원묘지는 재개발되어 유골을 찾지 못할 것 같다.
 서울의 효창원에는 안 의사의 가묘가 있다.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독립투사들의 피어린 목숨으로 태어났다. 이후 이승만 독재. 박정희의 유신독재, 전두환의 군부독재를 거치며 수많은 희생을 낳았지만 성장했다.
 이제 이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 언제나 민주주의를 지킨 것은 국민이었다.

 돌아가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
 요즘을 보면 미래를 내다본 것 같다.

 요즘 젊은 세대는 우리나라를 “헬(지옥) 조선이어서, 결혼도 힘들고 애 낳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를 비롯해 많은 국민이 우리나라는 과연 살만한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학력,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에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에 충성하자고 한다.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나라인가?
 촛불은 여기에 의문부호를 찍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구겨놓은 민주공화국을 촛불이 펴고 있다. 백만 개의 촛불에는 길이 후손에게 물려줘도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자는 의지가 들어있다. 이 의지가 활활 타오른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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