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건강을 지키고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막기 위한 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불법개설기관 단속 권한 부여해야

2026-10-23     조계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중부지사 과장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의료 현장이 일부 비양심적인 세력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불법개설 의료기관’,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을 돌본다는 의료기관 본래의 목적은 외면한 채, 오로지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의학적 필요성이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과잉진료를 일삼고 있다. 이는 결국 국민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납부한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개설기관의 적발과 환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수사권이 없어 명백한 혐의가 포착되더라도 계좌 추적이나 강제 수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경찰에 수사를 의존해야 하는 지금의 구조상,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동안 보험재정의 누수는 커지며, 증거인멸과 재산도피의 시간만 벌어주는 상황이 되기 일쑤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불법개설기관을 적발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과 같은 실효성 있는 법률적 조치가 시급하다.

불법개설기관을 다룬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건보공단에 단속 권한을 부여하여 이들의 불법적인 활동을 신속하게 차단한다면, 의학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수입증가만을 목적으로 하는 과잉 의료행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고질적인 재정 낭비를 막아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열쇠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제도가 환자의 곁에서 최선을 다하며 국민건강을 지키고 있는 대다수의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인들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묵묵히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소수 불법개설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수익창출 목적의 과잉진료로 인해 의료계의 명예에 상처가 나고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불법 세력을 신속히 걸러내는 것은 정직하게 진료하는 대다수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자긍심을 지키고 공정한 의료 질서를 확립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불법개설기관 근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민건강을 수호하고 대다수 선량한 의료인의 명예를 지키며 건강보험 재정 누수방지를 통한 제도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률 마련에 국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정중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