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천연기념물 '부엉이' 구조해 신고했는데...'당국, 대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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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천연기념물 '부엉이' 구조해 신고했는데...'당국, 대처 미흡' 
  • 고상규 기자
  • 승인 2023.11.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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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 인근에서 구조된 솔부엉이. 사진=독자제공
15일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 인근에서 구조된 솔부엉이. 사진=독자제공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 인근에서 한 시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부엉이를 구조해 당국에 신고했지만 해당부서의 미흡한 대처가 문제로 지적됐다.

19일 미디어인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미추홀구 수봉산 인근에서 어린 부엉이 한 마리가 까마귀 떼로부터 공격을 받아 도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구조해 해당 구청에 신고했지만 부서 담당자는 119(야생동물구조대)로 신고하라며 소방쪽으로 미뤘다.

이후 시민은 119로 전화를 걸었고, 119는 '(자신들은)포획 단계부터 개입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구청으로 다시 전화 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은 다시 구청으로 연락했지만 해당직원은 '부엉이가 맞는지 확인해야한다'는 이유를 들며 사진 전송을 요구했고, 시민은 구조한 부엉이의 모습을 촬영해 구청 직원에게 전송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은 없었다.

이후 부엉이 구조 시민은 또다시 구청에 연락을 해 부엉이의 상태를 알렸지만, 담당직원이 부재 중이라 계속 연락 중이라는 답변만 있을 뿐 별다른 조치 사항 등을 알려주지 않아 구조장소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당시 부엉이 상태는 부리가 깨지고, 한 쪽 눈도 상처가 난 상태여서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였다는 게 시민의 설명이다. 또 구조 시민도 선약이 있어 장소를 옮겨야 하는 상황인데도 구청직원의 미흡한 대처로 같은 장소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시민이 처음 신고한 시간은 오후 12시 40분쯤이며, 상처난 부엉이를 인계한 시간은 1시간 10여분이 지난 오후 1시 50분쯤이다. 

구조 시민은 "처음에는 119로 전화를 하라고 하더니, 다음에는 부엉이를 구조했다고 했는데도 사진을 전송하라고 하고는 답이 없었고 다시 전화를 했지만 직원은 담당직원과 연락이 안되고 있어 계속 연락중이라고만 했다"며 "국가에서 보호하는 천연기념물인데도 이렇게 대처할 수 있는 일이냐"고 따져물었다. 

시민은 "당시 나도 바쁜 상황이었지만 상처난 부엉이 구조가 우선이라 시급히 신고한 것인데, 천연기념물 구조에 대한 메뉴얼이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구청 관계자는 "당시 점심시간여서 담당직원은 식사를 하러 나간 상태였고, 옆자리에 있는 직원이 전화를 받아서 12시 55분경에 (담당 직원에게)전달을 한 거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진 전송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비둘기나 까치라든지 유해조류는 수거를 안하고, 사진을 보고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면은 문화예술과에 통보를 해주는 시스템"이라며 "처음 접수받은 건 12시 50분, 담당자한테 인계한 건 12시 55분, 문화예술과에 보낸거는 약 1시 12분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조시민은 신고 전화에서 부엉이 임을 밝혔는데도 사진을 찍어 전송하라는 것과 야생동물이든 천연기념물이든 최종적으로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동일한데, 이는 메뉴얼 없는 기관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구조된 부엉이는 '솔부엉이'로 도심 공원이나 야산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으로 과거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24-3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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