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인천신문 김상옥 기자] 1037년 1월 8일은 중국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북송의 소동파가 태어난 날이다.

이백, 두보로 대표되는 당나라 시대의 시들이 서정적인 데 비해 소동파의 시에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표작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오늘날까지도 널리 애창되는 작품이다.

소동파는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등, 문인이며 관료로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 장원급제

소동파는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메이산(眉山)에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순(蘇洵)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인 소순 역시 구양수(歐陽脩), 왕안석(王安石) 등과 교우하며 송나라에서 이름난 문장가였고, 가문은 부유한 지식인 집안으로 명망이 높았다.

본명이 식(軾)이고 호가 동파인데 본명보다는 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생으로 소철(蘇轍)이 있었고 동생과 비교해 대소(大蘇)라고도 불렸다.

22세 때 송나라의 도읍인 변경(汴京 현재 카이펑:開封)에서 열린 과거시험에서 진사에 급제하고, 과거시험 위원장이었던 구양수에게 인정을 받아 그의 후원으로 문단에 등장하게 된다.

모친상으로 고향에서 3년 시묘살이를 마친 후 변경으로 돌아온 그는 제과에 응시, 장원급제했으며 동생 소철은 차석으로 급제했다.

급제 후 소동파는 봉상부(鳳翔府: 현재 산시성) 참판(簽判)으로 부임해 첫 관직을 수행하게 된다.

▲ 순탄치 않았던 관직생활

봉상부에서 임기를 마친 그는 변경으로 돌아와 궁정의 사무를 담당했는데 이때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하던 왕안석과 정치적 입장의 차이로 대립관계가 됐다.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왕안석의 개혁정책인 ‘신법’이 실시되자 ‘구법’에 속했던 소동파는 지방관으로 전출돼 항주로 가게 된다.

그는 기본적으로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신법을 싫어했으며 “독서가 만 권에 달해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다.

이 사건으로 소동파는 변경에 불려와 어사대의 감옥에 갇히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44세였다.

심한 취조를 받은 뒤에 후베이성의 황주로 유배됐으나 50세가 되던 해 철종의 즉위와 동시에 구법당이 득세하면서 예부상서 등의 대관직을 맡았다.

▲ 항주에서의 시작 활동

항주 좌천 당시 소동파는 통판(通判)이라는 한직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 시기는 소동파의 문학적 재능을 발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항주에 머물던 4년 동안 그는 많은 시를 남겼다. 특히 항주의 서호(西湖)는 소동파의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좋은 장소가 된다.

1074년에는 밀주(密州)의 태수로, 1077년에는 서주(徐州)의 태수로 부임하는 등 지방관 생활은 계속됐다. 소동파는 천성이 자유인이었으며 일반 백성들을 살피고 가까이 했다.

당시 그가 일반 백성들이 꺼리던 돼지고기 비계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요리는 오늘날 ‘동파육’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소동파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해 시문서화 등에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며 좌담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했다고 한다.

▲ 만년의 소동파와 사상

황태후의 죽음을 계기로 신법당이 다시 세력을 잡자 그는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그곳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던 중, 휘종의 즉위와 함께 귀양살이가 풀렸으나 돌아오던 도중 장쑤성의 상주(常州)에서 6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사상의 폭이 매우 넓어서 유가사상을 근간으로 했지만 도가와 불가사상에도 심취해 있었다.

유가사상은 그로 하여금 끝까지 관직을 지키며 지식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또한 도가사상과 불가사상은 곤경에 처할 때마다 쓰러지지 않도록 그를 붙잡아주는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그의 폭넓은 사상은 다양한 작풍을 형성하는 토대가 됐다.

소동파로 인해 송대의 시는 이제까지의 완약한 정서를 떨쳐 버리고 호방하고 사실적인 수법이 유행한다.

 

*출처: 한국어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