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저탄소 발전전략 추진 시, 국내 제조업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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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저탄소 발전전략 추진 시, 국내 제조업 붕괴"
  • 문종권 기자
  • 승인 2020.10.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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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석유화학 등 5대 업종협회,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산업계 토론회 개최

[미디어인천신문 문종권 기자]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추진 시, 국내 제조업 전체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계 주장이 나왔다.

연세대 민동준 교수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업종협회가 26일 공동으로 개최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제2차 산업계 토론회에서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 과도한 비용부담은 결국 국내 제조업 전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모든 당사국은 파리협정에 따라 2050년까지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올해까지 수립,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억제하는 내용의 협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LEDS 정부안을 마련, 오는 11월 공청회를 거쳐 12월까지 UN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지난 17일 탄소중립 지향을 위한 2050 LEDS 도전과 과제 주제로 열린 국민토론회에서 공개된 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보완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된다.

한국산업기술대 강승진 교수가 좌장을 맡고 산업연구원 정은미 본부장의 주력 산업의 저탄소화 추진방안과 정책과제 발제로 토론회가 시작됐다.

토론회 패널로는 연세대 민동준 교수, 서울대 이종수 교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임재규 선임연구위원, 에너토피아 박영구 대표, 한국석유화학협회 김기영 본부장, 한국시멘트협회 김의철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금 수준의 대책으로는 국내 제조업의 생존이 위태롭다며 저탄소 사회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추정하고 재원마련 등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한목리를 냈다.

정은미 본부장은 발제에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3개 업종만 400조 원에 가까운 전환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기에 수명이 남은 기존 설비의 매몰비용까지 고려하면 비용은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민동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 과도한 비용부담은 결국 국내 기업이 이룬 원가경쟁력을 무너뜨려 고용 감소는 물론 제조업 전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재규 선임연구위원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 산업 등은 자동차, IT, 건설산업 등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소재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쟁력 저하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제조업 비중이 2번째로 높은 국가로 다른 국가들보다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EU는 독일을 제외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해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다”며 “미국, 중국, 일본 등 제조업에서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국가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김기영 본부장은 “제조업 기반이 약한 EU의 경우도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향후 10년간 1,300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2050 LEDS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간 소통·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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