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부평’... 옛 부평 미군기지에서 울린 ‘재즈와 판소리’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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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부평’... 옛 부평 미군기지에서 울린 ‘재즈와 판소리’ 선율
  • 여운균 기자
  • 승인 2020.08.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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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금단의 땅” 재즈 트럼펫 연주자 최선배 선생과 판소리 댄스그룹 '이날치' 다큐 촬영
부평 미군기지에서 펼치는 '이날치' 공연모습
부평 미군기지에서 펼치는 '이날치' 공연모습

[미디어인천신문 여운균 기자] ‘문화도시 부평’ 옛 부평 미군기지(애스컴시티)에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멤버인 트럼펫 연주자 ‘최선배(77)’ 선생과 판소리 댄스그룹 ‘이날치’가 모였다.

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들은 80여년 동안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던 애스컴시티에 경인지역 A방송사가 준비중인 문화도시 다큐멘터리 제작 촬영을 위해 함께했다.

애스컴시티는 해방 후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의 모든 미군부대에 무기와 식량을 보급한 군수지원사령부(ASCOM)로 일제 강점기 말 한반도 최대 규모의 군수기지였던 일본 육군조병창을 이어받아 그 자리에 조성했다.

구는 애스컴시티를 재조명해 ‘문화도시 부평’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이번 다큐를 준비했다.

“54년 만에 다시 부평 미군기지에 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가슴 깊이 뿌듯함이 올라오네요. 이곳의 역사를 잘 간직해 부평의 문화공간으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애스컴시티 연주자 최선배(77) 선생의 말이다.

첫 번째 촬영에 나선 최선배 선생은 1950~6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발상지였던 부평 애스컴시티(신촌·삼릉 일대)에서 활동한 재즈 1세대의 거장이다.

그는 1943년 강화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미군을 위해 24시간 음악을 흘려보내던 주한미군방송(AFKN)을 들으며 연주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최선배 선생 연주 모습
최선배 선생 연주 모습

“1964년부터 미8군에서 활동했어요. 군악대에 들어가 트럼펫을 배웠는데, 그 전부터 음악에 대한 꿈이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파주 쪽에 있다가 부평 애스컴에 오게 됐죠. 당시 애스컴은 부대가 커서 음악 단체들도 10곳 이상 있었어요. 가벼운 스윙재즈나 올드 팝을 연주하는 등 음악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활성화 됐었죠”

캠프마켓 군수품 재활용센터(DRMO)내 한 건물에서 촬영이 진행된 가운데 최선배 선생은 “부평이 문화도시 지정을 앞두고 애스컴시티와 같은 역사를 보존하는 것을 보니 뿌듯하고 감사하다”며 “추억이 서린 다양한 공간들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대를 준비한 뮤지션은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한 음악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세대 판소리 그룹인 ‘이날치’ 밴드였다.

이날치 밴드는 조선시대 후기의 판소리 명창 ‘이날치’의 이름을 따 온 그룹으로 최근 정규 앨범 ‘수궁가’를 발표한 이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은 수궁가의 타이틀곡인 ‘범 내려온다’를 선보였다.

이날치 리더 장영규 씨 [사진제공=인천 부평구청]
이날치 리더 장영규 씨 [이상 사진제공=인천 부평구청]

음악감독이자 이날치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장영규(52)씨는 “다큐 제안을 받으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공간이 특별한 사연을 가진 곳이라고 들었다”며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애스컴시티 주변에서 클럽이 활성화됐던 당시는 한국 음악사 중에서도 매우 특별했던 시기로, 가수나 밴드 모두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시절”이라며 “지금 남아있는 자료만으로도 그때가 대단한 시절이었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장 씨는 “현 시대의 사람들이 국악이라고 불리는 전통음악과 전통 연희들을 즐길 기회가 생각 보다 없는 것 같다”며 “우리 음악을 통해 전통 판소리를 찾아 듣는 사람도 생겨 좋은 것 같다”며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 역시 지역 주민들이 정말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부평 애스컴시티의 산증인 최선배 선생, 과거와 현대를 잇는 뮤지션 이날치가 부평 미군기지를 무대로 자신들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쳤다는 점에서 이번 촬영의 의미가 크다”며 “부평만의 정체성을 더욱 발굴해 정부의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이날치의 다큐멘터리 촬영 모습과 리더 장영규씨의 인터뷰를 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주에 공개하고 다큐멘터리는 오는 9월에 방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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