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자문단' 윤석열이 성급했나, 중앙지검 항명인가
상태바
'검언유착 자문단' 윤석열이 성급했나, 중앙지검 항명인가
  • 미디어인천신문
  • 승인 2020.07.01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여권인사 비리를 캐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압박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을 두고 소집된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의 소집중단 건의에도 예정대로 3일 자문단을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수사팀도 입장변화가 없어 단원을 추천하지 않고, 자문단에도 불참할 전망이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자문단 일정 참여 여부 등은 현재 답변할 사항이 없다"고 했다. 갈등이 격화되며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주례회의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자문단은 대검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에 근거를 둔 기구로 검사 또는 형사사법제도 전문가로 구성되고,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한다. 채널A 이모 전 기자가 자문단 소집요청 진정을 낸 뒤 윤 총장이 지난달 19일 소집을 결정했다.

이 전 대표가 소집을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는 오는 10일께 열릴 전망이라 예정대로라면 두 외부기구 중 자문단 판단이 먼저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을 자문단에 부치고 단원을 구성한 과정이 다소 성급하지 않냐는 의견들이 나온다. 중앙지검이 반발하고 대검 부장들 논의과정에도 잡음이 일어서다.

검찰 출신 A변호사는 "총장이 관여 안 한다고 해놓고 총장 의지없인 안 되는 자문단을 소집한 것 아니냐"며 "어떤 결론이어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 검사장의 혐의 유무와 무관하게 윤 총장 관여는 최소화하고, 대검 참모들과 실무진이 충분히 논의해 소집여부를 정하게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대검 참모진 사이에선 수사팀이 단원추천을 안 한 상태에서 대검 추천만으로 '반쪽' 자문단을 급조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뢰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밀어붙이면 '측근 감싸기'로 비칠 수 있고 결과의 공정성 담보도 어렵다는 취지다. 의견서만 보고 비(非)검찰 전문가가 판단하는 심의위와 달리 수사기록을 열람하며 법리를 기준으로 수사를 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자문위는 이 전 기자에게 보다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다.

대검은 지난달 26일 '6월29일 낮 12시까지 단원후보 명단을 내라'고 한 것을 중앙지검이 따르지 않자 2시간 뒤인 오후 2시 부장들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구성을 마쳤고, 단원 대부분은 현직 검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구성된 자문단이 이 전 기자 기소 결론을 내면 윤 총장은 측근을 감싸려 자문단소집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불기소 결론이 나도 '총장 의도대로 된 것으로 예상된 결과'란 평가가 나올 공산이 크고 수사팀이 따를 가능성도 낮다.

반대로 중앙지검이 전날 공개적으로 특임검사급 독립성을 요구하며 자문단 중단을 건의한 것이 사실상 '항명'이라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같은 내분 양상을 최종 지휘·감독권자인 윤 총장이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중앙지검이 대검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대검이 이에 대해 지휘한 이상 중앙지검은 따라야 한다"며 "수뇌부가 수사를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입장을 발표하는 중앙지검 모습이 낯설다"고 밝혔다.

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중앙지검이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선을 넘은 정치적 행위로, 공개 항명이자 사실상 쿠데타"라며 "감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이 상황 정리를 빨리 해야지 갑론을박을 방치하는 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A변호사도 "어느 쪽이 정당성이 있냐는 다음 문제다. 각각 논리는 다 설 것 아니냐"며 "특임검사를 임명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가 안 맞다. 이 지검장이 친여로 분류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싸움하고 있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짚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