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오늘-2월7일-]군사 독재의 대항마 신민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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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오늘-2월7일-]군사 독재의 대항마 신민당 탄생
  • 김상옥 기자
  • 승인 2020.02.07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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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 등장
1980년 군사독재에 의해 해산

[미디어인천신문 김상옥 기자] 1967년 2월 7일은 대한민국의 6~70년대를 대표하는 민주당계 제1야당인 신민당이 탄생한 날이다.

신민당은 1967년 민중당과 신한당의 통합으로 창당됐으며 제4공화국 때까지 활동하다가 1980년 헌법 9조 부칙에 의해 해산됐다.

역사적으로는 박정희정권 수립 이후 한국사의 민주화운동의 한편에서 관조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제도정치 내 야당 인사들이 뭉쳐서 이룬 정당이라는 의미가 있다.

▲탄생 과정

박정희 정권 당시의 여당은 민주공화당이었고, 야권은 민정당, 민주당, 자유민주당, 국민의당 등등 다양한 당들이 난립하면서 사분오열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먼저 민정당이 자유민주당을 흡수했고,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흡수했다.

이어 두 당의 대단결이 이루어지면서 민중당이 태어나게 된다. 이후 민중당에서 분리된 신한당이 다시 합류해 야권 대통합이 이루어지면서 신민당이 출범했다.

이들은 당헌과 정강정책을 채택하고 대한민국 제6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윤보선 전 대통령, 대표위원에 유진오 고려대 전 총장을 추대했다.

▲삼선개헌 반대와 자진해산

1969년 박정희 정권은 3선 개헌 추진을 선언했으나 집권당인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은 109명으로 헌법개정안 가결정족수 117명에 미치지 못했다.

여당에도 김종필 등 개헌반대파들이 상당수 있는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은 반대파와 야당 의원들을 포섭하는 정치공작을 진행해 121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중에는 중앙정보부의 정치공작에 넘어간 신민당 성낙현, 조흥만, 연주흠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신민당은 세 사람을 변절자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제제와 개헌저지 투쟁을 위한 방법으로

47명의 국회의원 중 개헌파 3인을 제외한 나머지 44명을 제명처리하고 자진 해산했다.

그 후 정당법 관련 조항에 따라 무소속이 된 나머지 44명의 의원들은 원내교섭단체 ‘신민회’를 구성하고 다시 창당 수순을 밟아 당을 재건시켰다.

▲김영삼·김대중 등 40대 기수론 대두

40대 기수론으로 등장한 김대중전 대통령
40대 기수론으로 등장한 김대중전 대통령

 

초창기 신민당은 대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으나 1970년을 전후로 40대 기수론을 타고 출사표를 던진 김영삼과 김대중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전에 없던 공개경선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의 자리를 두고 대결했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이 아주 근소한 표차로 낙선하게 되자 신민당은 박정희 정권의 대항마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제4공화국 성립 후, 김대중은 일본으로 망명을 떠났고, 김영삼은 가택연금과 동시에 정치활동 탄압을 받기 시작했다.

신민당은 장외집회, 국회내 의회투쟁, 해외 언론을 통한 언론투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갔지만 계파간 갈등의 골은 깊어갔다.

결국 76년 전당대회에서 차지철, 이철승의 사주를 받은 조직폭력배 김태촌 일파가 당사를 공격, 김영삼 대의원을 억류하고 이철승을 당선시키는 신민당 각목 난동사건이 발생한다.

▲정치사에서 신민당의 의의와 한계

10.26 사건 이후 신민당은 민주공화당과 최규하 이후의 정치질서에 대하여 기본적인 합의를 얻어냈으나 12.12 사태로 전두환을 위시로 한 신군부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게 됐다.

1980년 상반기까지 나타났던 서울의 봄 등 민주화의 열망은 5.17 내란으로 좌절됐으며, 신민당은 민주공화당과의 동시 해산조치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민당은 군사독재 정권에 가장 위협적인 제도권 정치 세력이었으나, 결국은 기성 정치인 집단이다 보니 정치권 밖 이슈에 무관심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 때문에 혁신계나 재야 및 운동권 인사들은 신민당을 기존의 정치 세력과 다를 바 없다며 비난했다.

다만 군사정권에서 탄압을 받던 김영삼과 김대중은 후일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신민당의 계보를 이어 나갔고, 당시의 신민당 인사들 일부는 범여권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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