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당한 대통령... 참 좋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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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당한 대통령... 참 좋은 대통령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7.03.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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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봄이다.
 올 겨울 광화문도, 서울광장도 참 추웠다.
 언제오나 싶었던 봄이 어느 순간 와 있다. 대다수 국민들도 마음으로 봄을 느끼고 있다. 남쪽은 이미 매화가 만개했다. 

 1995년 11월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도착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물의를 일으켜 죄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먼저 검찰에 불려 나왔다. 

 검찰은 한 달 뒤에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군사반란 혐의 등이다. 하지만 그는 연희동 자택 앞에서 소환에 불응하는 `골목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가버렸다. 검찰은 그를 구속했고 검찰청사가 아닌 안양교도소에서 출장조사를 벌였다.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 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로 21일 검찰에 소환된다. 또 부끄러운 날이다.
 그는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서 뭐하고 말할까? 

 박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습니다.” 

 이 약속을 지켰으면 국민들은 `참 좋은 대통령`으로 그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청와대를 나올때까지 박사모를 비롯한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서라고 대결을 부추겼다. 마지막까지 `참 나쁜 대통령`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결정을 많이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한 달여 만인 2014년 5월 해경 해체를 전격 선언했다. 충격이었다. 조직 자체를 없앨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후 해경 해체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해경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요즘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안전처 밑으로 들어가면서 보고 체계만 복잡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더 어려워 졌다. 

 개성공단 폐쇄도 전격적이었다.  왜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했는지 지금도 명쾌한 답이 없다.  입주기업들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남북 관계도 최악이다. 사드 배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과 우리 정부의 결연한 의지다.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사드를 배치하면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가? 

 올 겨울 광화문과 서울광장의 주장은 분명히 달랐다. 광화문은 끊임없이 미래를 이야기했다. 반면, 서울광장은 태극기만 현실일 뿐, 끊임없이 과거를 이야기했다. 국민을 좌우로 가르고 빨갱이로 몰고, 지역 감정을 부추긴 세력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보수를 가장한 기득권 세력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이제 안다. 

 요즘 서민 경제는 정말 어렵다. 죽을 맛이다. 사드 배치 문제로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꼭 사드 배치가 필요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면 금새 `빨갱이나 종북` 아니면 `안보관이 의심스러운 사람`으로 지목된다. 합리적 의심마저 봉쇄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당당하게 북한과 대화했다. 미국에도, 중국에도 할말은 했다. 안보도, 경제도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었다.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중국 관련 기업의 신용 강등을 예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사드 배치를 한국 정부와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야권이 유리한 지형이다. 

 하지만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하면, 사드 배치에서 조금이라도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일부 보수 언론, 정당들은 야당 후보의 안보관이 의심스럽다고 공박한다. 합리적 대안에도 칼을 빼든다. 그래서 더욱 당당한 대통령, 참 좋은 대통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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