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꼼수 대통령, 꼼수 국무총리, 꼼수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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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꼼수 대통령, 꼼수 국무총리, 꼼수 변호인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7.02.1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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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2016년 11월4일 박근혜 대통령 2차 담화)

 “검찰 수사결과를 인정 못해 조사를 거부하겠다.” (2016년 11월20일 대통령 변호인)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박영수 특검을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특검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해서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아직 특검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철통 방어에 막혀 있다.

 대통령 측은 지난 10일로 조율했던 청와대 안에서의 특검 조사를 `사전에 조사 일정이 공개됐다`는 참 이상한 이유로 거부했다. 청와대는 최순실이 아니고는 맘대로 출입할 수가 없는 곳이다. 청와대 안에서 조사하면 언론 접근이 불가능하다. 애초부터 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었다고 보는 게 옳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일관되게 진실 규명에 비협조적이었다.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과 조사에 불응했고,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조사도 사실상 거부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기자간담회와 인터넷 티비 인터뷰를 통해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본인은 전혀 잘못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누가 현직 대통령을 억울하게 만들 수 있을까?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면 특검이든 헌법재판소든 공적인 장소에 나와 소상히 진위를 밝히는 게 옳다. 왜 뒤에서만 `거짓이 산처럼 쌓였고 음모에 엮겼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검찰과 특검에 의해 구속된 현 정부의 장관, 차관 출신과 측근은 10여명에 가깝다. 조사 결과 모두 대통령과 연관되어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대통령 권한 대행)도 갈수록 가관이다.
 20대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건지, 안한다는 건지 국민들은 늘 헷갈린다. 요즘은 출마에 한 발짝 다가서는 느낌이다.

 “대통령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계십니까?” (지난해 12월 야당 의원)
 “전혀 없습니다.”(황교안 권한 대행)

 하지만 최근에는 말이 달라졌다.
 “제가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습니다. 적당한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봐도 출마를 고민하는 인상을 준다.

 황 총리의 대통령 출마는 참 염치없는 일이다. 법무장관에 이어 국무총리로 재임하고 있는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 책임이 무겁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의 시간 끌기도 국민 눈에 몹시 거슬린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아직도 명쾌하지 않다. 헌법재판소의 거듭된 요구에 변호인단은 시간만 끌었다. 무더기 증인신청도 마찬가지다. 헌재 판결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처음에는 태블릿 PC가 최순실 소유가 아니라고 우기더니 이제는 고영태와 최순실의 불륜 설까지 들이댄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은 엄중한 사안이다. 언론자유 침해 부분, 세월호 대응, 공무상 비밀누설과 대통령 권한남용 등이 탄핵 사유인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과 대통령 변호인은 법률보다는 시간 끌기와 여론전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들은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특검과 검찰 조사를 보면 장관, 비서실장 등 직위가 높을수록 거짓말도 단수가 높다, 교수들도, 대통령과 그 주변도 마찬가지다. 온갖 꼼수와 거짓말이 판을 치니 꼼수공화국, 거짓말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게 나라냐`는 한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제 대통령도 진실을 털어놔야 한다. 압수수색과 조사를 거부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용서 받을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3월에 내려질 것으로 전해지면서 찬반 시위는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탄핵의 후유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대통령도 불상사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의 품격, 대한민국의 국격을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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