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의 피눈물... 국민의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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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의 피눈물... 국민의 피눈물.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6.12.1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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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대통령의 피눈물
 국민의 피눈물.

 참 희한하다.

 촛불집회를 하는 동안 주말만 되면 날씨가 좋다. 눈비가 오다가도 집회 시간이 되면 그친다. 춥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따뜻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복도 없다고 말한다. 이제 우주도 포기했다고 웃는다. 국민 마음이 한데로 모아지니 우주도 국민을 도와주는가?

 겉으론 웃지만 웃는게 아니다.

 이 한겨울, 칼바람 맞으며 국민된 도리를 다하자니 참담하다.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떠오른 것은 박 대통령 발언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재임기간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세월호 학생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세월호 유족들의 눈물을 정부는 진정으로 닦아주었는가? 백남기 농민 유족들의 통곡을 정부는 끝까지 외면했다.

 대통령의 눈물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목숨과는 상관없는 권력의 눈물이다.

 어떤게 피눈물인가?

 민생이 파탄지경이다. 들리는 것은 한숨이다. 청년취업, 부동산 침체, 가계부채 등 어느 것하나 해결이 만만한게 없다.

 요즘 국민들은 `대문 밖 나서면 북풍한설`이다.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분양권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시장에 이어 분양권 시장의 침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예상된다. 이러면 국내 기준 금리도 오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3%는 없고 5%대 진입 직전이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급매물이 쏟아진다.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입주대란'과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는 더 문제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담은 더욱 커진다. 금융당국은 내년도 고정금리 목표 비중을 45%로 올려잡았다. 이는 당초 설정한 42.5%에서 2.5% 늘어난 수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질적 구조개선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

 무엇하나 희망적인 게 없다. 소비와 투자 모두 움추러드는 추세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길은 있기 마련이다.

 탄핵 가결로 국정 혼돈을 정리해 나가는 여러 고비 중 하나를 넘겼다.

 최순실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9명의 대기업 총수들이 집단으로 불려나왔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항변한들 정경유착의 현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래서는 기업인이 존경받을 수 없다. 

 이제 경제계도 당당해야 한다. 정부의 부당한 간섭은 스스로 거절하고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 모든 걸 투입해야 한다. 이래야 존경받는다.

 정치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현재 경제정책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다. 정치권은 서둘러 새 경제사령탑부터 세워야 한다. 시간이 없다.

 국민을 보고 협치를 우선해야 한다.

 700만개의 평화 촛불이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이제 정치가 대통령의 피눈물이 아닌 삶의 무게에 짓눌린 국민의 피눈물을 닦아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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