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근혜 대통령… 배신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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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근혜 대통령… 배신의 시작?
  • 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 승인 2016.11.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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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미디어인천신문 사장
 국민은 알고 있다. 
 최순실이 청와대를 자기집인양 드나들었다. 국정에 개입해 무소불휘의 권력을 휘둘렀다. 재단을 만들고 대기업의 발목을 비틀어 거액을 모았다. 이런 불법을 보고도 권력 주변의 인물들은 이를 제지하기는 커녕 더 도와주려고 애썼다. 못본체 한 건 사정기관도 마찬가지다.
뒤에 누가 있길래 그랬을까?

 이제 배신의 시작이다.
 ‘유승민 찍어내기’를 할때의 서슬퍼런 권력자일때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 앞으로 벌어질 것이다. 최순실은, 안종범은, 우병우는, 정호성은 대통령을 의리로 지켜줄까?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이 시켜서, 대통령이 지시해서 했다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미룰 것이다. 대통령을 조사하라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이실직고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배신을 그토록 증오한다는 박 대통령 생각은 과연 그럴까?

 박근혜 대통령을 가까이서 처음 만난 느낌은 `참 단아하고 예의가 바른 분이구나`였다. 정치부 기자때였다. 늘 웃는 얼굴이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비참하게 돌아가신 것을 보고 자란 나는 안쓰러움도 있어서 정이 더욱 갔다. 정치적 철학보다 인간이 먼저였다.

 수첩공주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협상때 수첩에 적어온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해 주장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때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 외부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본사람이 많다. 이게 비선이다.
 기자 사이에도 이게 화제였다. 외부에 정치, 경제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 있어서 도와주고 있다. 이게 결론이었다.
 이때 최순실이 비선 실세인줄 기자들도 전혀 몰랐다.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한 기자라도 생각조차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진실을 아니 참으로 허탈하다.

 박 대통령은 초선 의원일때도 본인이 직접 나서기보다 대변인격인 이정현, 비서실장격인 이정현이 나섰다. 이름이 바뀌기는 했지만 누군가에게 늘 의지해온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누구, 안철수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누구, 이런 경우는 지금도 흔하지 않다.

 정치에서 배신은 흔하다.
 박정희 대통령도 측근인 김재규의 총탄에 권력을 내려 놓았다. 가장 믿는 정보부장이 총을 쏠 것이라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노태우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전두환을 백담사로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물들도 많이 떠났다.
 김무성, 유승민, 이혜훈 의원 전여옥 전 의원과 김종인, 진영 민주당 의원, 이상돈 국민의 당 의원 등 박 대통령 만들기에 상당한 기여를 했던 사람들도 떠났다.

 박 대통령에게 배신의 기준은 오직 한 가지 `충성`인 것 같다.
 이건 독재 시대나 가능한 기준이다. 정치에서 철학이 맞지 않으면 길은 달라진다.
 하지만 엊그제까지 `오로지 박 대통령을 위하여`라고 부르짓던 측근들이 칼날을 대통령께 들이대면 그 심정이 어떨까?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배신의 역사가 또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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