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중국 강력 반발, 인천 직격탄 맞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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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에 중국 강력 반발, 인천 직격탄 맞을 우려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6.07.09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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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인-차이나 프로젝트, 요우커 유치, 서해 불법조업 해결 등 줄줄이 타격 받을 듯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천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인천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 인천 기업의 중국 수출이 위축되는 등 악영향이 불가피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계기로 대중국 교류·비즈니스 선점을 위해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차이나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요우커(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8일 한·미가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하자 30분만에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는 항의성명을 내고 오후에는 주중 한국대사와 미국대사를 초치해 항의를 이어갔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 정부에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 기업이나 기관과의 경제적 협력과 교류 중단 ▲사드 도입을 주장한 정치인의 중국 입국 제한 ▲사드포대에 대한 미사일 조준 ▲사드 저지를 위한 러시아와의 연합 조치 등을 건의했다.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과 함께 반한 감정도 들썩이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사드 관련 뉴스에 한국 상품 불매와 한국 관광 중단을 주장하는 댓글을 무더기로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경제계의 한결같은 우려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수출 5272억 달러 중 중국 수출은 1371억 달러로 2위인 아세안 749억 달러, 3위인 미국 699억 달러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 904억 달러 가운데 절반을 넘는 469억 달러가 중국에서 올린 것이다.

 인천도 지난해 총 수출 312억 달러 중 76억 달러를 중국에 수출했는데 2위 미국 52억 달러, 3위 일본 20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인천시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8일 사드 배치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중국이 6자회담과 대북 제재 동참에서 벗어날 명분을 주는 한편 한중 양국이 수교 20년 동안 공들여 발전시켜 온 긴밀한 경제관계까지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가 강행되면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한국을 제재하려 들 것이고 이는 단순히 외교적 갈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관계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인천 안의 중국시대 개막’을 비전으로 3대 분야 6대 전략과 25개 단위사업을 담아 추진하는 ‘인-차이나 프로젝트’도 중국 측의 비협조에 따라 겉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 ▲중국 교류·비즈니스 기반 구축(친 인천 중국인 양성, 중국교류 역량 강화) ▲중국 소비·내수 시장 선점(중국진출 전략기반 구축, 유망산업 육성) ▲상호 교류협력체계 강화(환황해 경제권 인천 이니셔티브 강화, 인적·물적 상호교류 확산)를 통한 인천의 대중국 진출 전진기지화는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요우커 유치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규모 중국기업 인센티브 관광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천은 지난 3월 6000명 규모의 중국 아오란그룹 기업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월미도 문화의 거리 치맥파티, 송도컨벤시아의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 등이 중국에 널리 알려져 인센티브관광의 적지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중국 칭총 뉴미디어그룹 임직원과 우수회원 870명이 기업회의 및 인센티브 관광을 위해 인천을 찾았고 10월에는 중국 롱리치그룹 임직원 1만여명이 ‘그룹본사 30주년 및 한국지사 2주년 기념행사’를 인천에서 갖기로 했다.

 롱리치그룹은 3년 간 총 3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기업회의를 인천에서 열기로 하고 인천시, 인천관광공사, 인천항만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사드 주한미군 배치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하면 중국기업 인센티브관광을 포함한 요우커 유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서해5도 NLL 인근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해결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을 위해 어선의 위치 추적과 확인을 위한 GPS 장착 등을 중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나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 국면에서 협조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민단체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과 서해교전 등에서 경험했듯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이 인천”이라며 “정치적·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문 등 각종 논란을 불러온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행하면 북한은 물론 최대 교역국가인 중국 및 러시아 등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또 다시 인천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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